그때마다 필자의 답은 언제나 똑같다. “네, 텃세를 인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애처롭게 나를 바라보다 마을을 떠나간다. 애처롭게 바라보는 이유는 ‘그렇게까지 수그리면서 굳이 이곳에 살고 싶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떠나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오자마자 주민들을 가르치려 했다는 사실이다. “아, 시골 분들이 이렇게 살면 안 되지요. 농산물을 중간상인 안 거치고 직거래로 팔아야 합니다. 무식하니까 당하는 겁니다.” 맞는 말 같기는 한데, 오자마자 ‘무식하다’고 타박부터 하는 외지인에게 과연 마음이 열릴까?
직장인들이여!! 당신이 이직해서 새로운 직장으로 들어갔다면 먼저 그들을 칭찬하라. 당신이 없을 때에도 회사를 지키고 키우며 열심히 일해온 그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라. 그리고 텃세를 인정하라. 그러면 그들도 당신을 인정할 것이다. 대문 앞에 서서 “이리 오너라!”라고 큰소리치지 마라.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 고개를 숙여라. 그러면 그들도 고개를 숙인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임을 깨달으면 텃세를 즐기며 ‘한패’가 되는 길이 훤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