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청년실업이 한창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쪽에서는 사람이 몰려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많은 청년 구직자가 ‘무슨 일’을 하고 싶다는 업(業)의 관점이 아니라, ‘어떤 네임 밸류의 회사’를 들어가고 싶다는 ‘직(職)의 관점’에서 일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사원을 채용할 때마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일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부여하지 못한 채 평생 걸어가야 할 자신의 인생 길을 막연히 정하는 것만큼 불행한 선택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당신의 직업이 무엇입니까”라고 묻곤 한다. 그러나 직과 업은 엄연히 다르다. 직은 남이 나에게 부여한 자리나 직위이지만, 업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는 ‘삶의 주제’이자 ‘목적’이다.
많은 사람이 대개 ‘직’에만 관심을 갖고 ‘업’은 뒷전이다.
누가 요직을 맡았는가라는 사실에만 주목할 뿐, 누가 요업을 수행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별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직’은 사람을 안주시킨다. 자리가 삶의 목적으로 자리잡는 순간 일에 대한 절박함이 떨어지고, 대충 일하기 쉽다. 때문에 ‘직’에만 집착하다 가는 자신도 모르게 ‘업’을 잃게 된다.
반면 ‘업’에 충실한 사람에게는 ‘직’이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왜 일하는가에 대한 뚜렷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늘 절박함이 있고, 새로운 도전과 모험이 항상 뒤따른다. 그래서 ‘업’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더불어 업에 충실한 사람에게는 순간순간 즐거움이 넘치고, 미래를 향한 가슴떨림이 있다.
“아무리 천재라 할지라도 노력하는 사람을 앞서 갈 수 없고, 아무리 노력하는 사람이라도 즐기는 사람을 앞서 갈 수 없다.”
필자가 구성원과 소통함에 있어서 “같은 꿈을 향해, 혼을 담은 열정으로 노력하되 언제나 업의 본질에 충실한 자세를 잊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알고 수행할 때 일이 즐거워지고(業之樂), 일이 즐거워질 때 비로소 삶이 즐거워질 수 있다(生之樂). 이것이 업의 가치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삶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성공하는 삶의 메커니즘’이라 할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가치관에 입각한 업에 충실한 경영을 해 나갈 때 직원에게 더 큰 보람과 행복을 줄 수 있다.
“보험의 힘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이것이 오랜 기간 금융인으로서 외길을 걸어오면서 느낀 금융회사의 ‘업의 본질’이며 현재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미션이다.
많은 사람이 사회적 자아실현의 목표를 ‘직’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요즘, 점점 각박해져 가는 경쟁사회 속에서 스스로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일을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직장인들이 행복을 찾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