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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탕평인사, 친박 울타리부터 걷어내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거듭된 대탕평 인사 천명이 주목된다. 박 당선인은 당선 직후인 20일 “지난 반세기 동안 분열과 갈등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며 “모든 지역과 성별, 세대의 인재를 고루 등용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탕평 인사는 박 당선인이 선거기간 내내 일관되게 강조해온 국민들과의 약속이다. 이를 대국민 당선인사 첫 대목에 다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실천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거는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박 당선인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역대 정권의 인사정책은 한마디로 낙제점이었다. 인사를 망치면 그야말로 만사를 그르친다. 아무리 다른 일을 잘해도 인사에 실패한 정권은 평가받기 어렵다. 우리는 지난 정권에서 이런 사례를 숱하게 봐 왔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정 인사를 약속하지만 매번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명박 정부만 해도 그렇다. 인수위 출범에서부터 ‘고소영’으로 상징되는 정실인사 논란은 정권 내내 끊이지 않았다. 각료급 요직은 물론 공공기관장, 심지어 감사까지 선거 캠프 출신이나 고소영 인맥이 장악했을 정도다. 능력과 무관한 사람들을 대부분 중용했으니 그렇게 큰소리쳤던 공기업 개혁이 제대로 진척될 리 만무하다. ‘코드 인사’의 노무현 정권을 비롯 김대중, 김영삼 등 역대 정부 모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를 게 없다.

이제는 달라질 때가 됐다. 인사 실패는 이를 집권자의 전리품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부터 확 뜯어고쳐야 비로소 성공한 인사가 가능하다. 원칙과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박 당선인인 만큼 인사 개혁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그 전에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게 있다. 당선자 스스로 ‘친박’의 울타리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것이다. 벌써 ‘핵심 50인’이니 하며 중용될 핵심 측근 명단이 나돌고 있다. 그 조짐이 수상쩍고 불안하다. 당장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정 지역과 인맥의 권력 독점은 물론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탕평 인사를 이유로 기계적 지역균형 또한 바람직하지는 않다. 영남 출신이 집권했다고 호남 인사를 총리에 앉히는 식의 인위적 균형은 탕평이 아니라 권력 갈라먹기에 불과하다. 특정 지역이 이익도, 불이익도 받아선 안 된다. 논공행상을 최대한 배격하고 지역을 가릴 것 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영남정권이니, 호남정권이니 하는 시대착오적 용어부터 없어져야 고질적 지역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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