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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권대봉> 공급초과시대 기업의 생존조건
공급 넘쳐나는 21세기 현대사회
심리적 부분서 고객감동 안겨야
CEO가 구성원에 믿음 주면
조직원도 그만큼 능력 발휘




수요 초과 상황에서는 고객 초점 경영 개념이 없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요 초과의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되기 직전에 ‘줄서기 유머’가 회자된 적이 있다. 당시 소비에트 대통령이던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고 있을 때, 모스크바에 거주하던 시민들은 빵이나 생활필수품 몇 가지를 사기 위해 적어도 4시간은 줄을 서야 했다. 2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지친 한 남자가 뒤에 있는 여자에게 자기 자리를 잠시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뒤에 있는 여자가 그 남자에게 무슨 이유로 자리를 뜨냐고 물었더니, 이 남자는 자기가 가서 고르바초프를 죽여야만 이 고생을 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르바초프를 처리하고 올 때까지 자리를 좀 잘 봐달라고 했다. 1시간쯤 후에 그 남자는 돌아와서 자리를 지켜준 여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제자리에 가서 섰다. 그때 뒷자리의 여자가 앞자리로 돌아온 남자에게 고르바초프를 어떻게 하고 왔느냐고 물으니까, 그 남자는 고르바초프를 죽이려고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돌아왔다고 대답했다. 수요 초과를 빗댄 정치경제학적 유머이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이 수요 초과에서 공급 초과로 바뀌었다. 따라서 기업이 물질적 가치를 통해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데서 나아가 심리적 차원에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다.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해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공급 초과인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존재가치를 발휘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이 긴요한 지금, 우리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조건을 따져보고, 구성원이 어떤 존재가치를 발휘해야 하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글로벌 의식화이다. 나의 시각은 얼마나 글로벌화돼 있고, 거래 상대국가의 문화와 상거래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과 상담하는 데 지장이 없는 외국어 실력은 갖추었는가.

둘째, 고객감동 경영이다. 고객 만족을 뛰어넘어 한 차원 높은 고객지상주의 경영이 고객감동 경영이다. 나에게는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있는가.

셋째, 공유된 비전을 구현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다. 나는 우리 회사의 비전 구현을 위해 내가 맡은 일에서 얼마나 나의 존재가치를 발휘하고 있는가.

넷째,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시스템 개선 노력을 하는 것이다. 품질에 대한 책임은 품질관리 부서에만 있지 않고 모든 구성원에게 있다. 품질과 서비스의 책임 공유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다섯째, 인간존중 경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모든 기업의 존재가치는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에 공헌한 결과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인간존중의 경영을 외면하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 부실공사, 불량식품, 환경오염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나는 이런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여섯째, 첨단 정보기술을 기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은 정보 시스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정보를 적시에 공유하며, 자료에 근거한 성과측정을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나는 첨단 정보기술을 얼마나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조하고 있는가.

일곱째, 학습기업이다. 나는 학습하는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현재 문제 해결을 위한 학습은 물론, 변화를 창조해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학습을 하고 있는가.

최고경영자가 구성원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면 그들은 존재가치를 발휘한다. 그들이 존재가치를 발휘하면 기업의 생존조건이 충족되고 발전된다. 기업이 발전되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이며,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기업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과 구성원에게 상을 주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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