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비서실장 등을 시작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도 2~3일 안에 매듭 지을 것이라고 한다.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은 물론 청와대와 내각의 진용을 가늠케 하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박 당선인이 지역과 성별, 세대를 가리지 않고 능력에 따라 고루 등용하겠다고 거듭 천명했기에 그러한 탕평 의지가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수위는 선거공약에 포함됐던 정책 구상을 구체화함으로써 차기 정부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막중하다. 과거 역대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하기에 앞서 정부조직 개편안 마련과 부처 간 업무조정이 인수위 논의과정에서 확정됐다는 점도 그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차기 정부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인수위 구성이 성탄절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점에서도 가급적 신중히 접근하려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읽힌다.
인수위 규모에서도 외적인 위용을 과시하기보다는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 범위 안에서 실무형으로 운영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를 높이 사고자 한다. 지난 2007년 이명박 당선인 당시의 경우에서처럼 이번에도 당선인의 집무실이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되고 인수위 사무실은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으로 결정됐으나 인수위 사무실이 그때보다 훨씬 줄어들게 된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과거 역대 인수위의 중요한 자리들이 논공행상 차원에서 당선인의 측근이나 선거캠프 관계자들에게 나눠먹기 식으로 돌아갔던 구태가 재연돼서도 곤란하다. 별다른 역할도 없이 저마다 자문위원이나 연구위원이라는 이름뿐인 자리를 차지하고는 명함을 돌리며 향응을 받거나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번에는 박 당선인의 측근인사들이 서로 자리 맡기를 고사하며 멀찌감치 물러서 있다는 점에서 무척 다행이다.
각 부처의 직원들이 인수위에 파견될 경우 출세를 보장받게 된다는 인식도 이번 기회에 바뀌어야 한다. 부처마다 대체로 우수한 인재를 인수위에 파견하게 되고 그래서 실력을 인정받게 마련이겠지만 인수위 자체가 과도하게 권력기구화해서는 곤란하다. 인수위가 ‘코드 인사’나 ‘연고 인사’의 근원지가 됐던 과거 그릇된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수위부터 박 당선인의 약속과 다짐을 지켜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