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차 인선 뚜껑이 열렸다. 인수위 인선을 주목하는 것은 이를 통해 당선인의 국정운영 기본방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선에서 박 당선인이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국민대통합과 법치로 해석된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인수위원장에 발탁한 것이 그 상징적 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인수위원장에 법조계 인사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위원장을 지낸 5명은 모두 정치인이거나 학자 출신이었다. 김 위원장은 19살에 고시에 합격한 이후 법조 외길을 걸어왔으며 원칙과 소신에 따른 판결로 후배 법조인의 존경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를 중용한 것은 평소 법과 원칙을 우선적 가치로 여기는 박 당선인 신념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향후 국정도 법과 원칙에 입각해 흔들림 없이 운영되리라 믿는다.
인수위 내에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박 당선인이 약속한 ‘100%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첫 실천 행보다. 특히 통합위 위원장에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을 기용하고, 김중태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을 부위원장단에 포함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한 위원장은 호남 출신으로 정치적으로 박 당선인의 반대편에 줄곧 서 있었다. 또 김 부위원장은 유신 시절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였다. 정치적ㆍ이념적ㆍ지역적 갈등을 떨치고 다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자는 당선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청년위원회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도 나타났듯이 이른바 2030세대의 박 당선인 지지율은 30%대에 그쳤다. 대학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 등으로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기성세대와의 갈등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들을 껴안아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며 희망과 비전을 찾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밝아질 수 없다. 청년위의 기능과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추가 인선을 거쳐 인수위는 앞으로 두 달가량 본격 활동을 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 5년의 성패는 인수위 활동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거 공약을 토대로 국정운영의 새 틀을 짜고 효율적이고 실천적인 세부 목표를 차근차근 세워 나가야 한다. 특히 ‘민생정부’를 표방한 만큼 민생 관련 정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다만 유념할 것은 인수위가 과욕을 부리거나 월권 등으로 불필요한 잡음을 빚지 말아야 한다. 인수위 직책은 출세의 수단이 아니라 사명감으로 봉사하는 자리임을 거듭 상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