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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위기대처능력 갖춘 인재 더 찾아보라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6일 정식 출범했다. 적어도 시작만큼은 소박하고 겸손하다. 과거처럼 시끌벅적 소란 떠는 모습이 아닌 차분함과 경력 찬란한 명사들의 백가쟁명보다는, 실무중심의 조용히 할 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우선 감지된다. 이전 정권들에서 봐왔던 그 많은 자문단도 없앤 단출한 출발이 오히려 불황에 짓눌린 사회분위기에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지금 오늘의 우리나라는 축배와 승전가로 잔치판을 이어갈 때도 아니고, 전리품을 챙기려 동분서주하는 정치 풍속도에도 신물 내는 국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새 당선자가 인수할 대한민국호는 사방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험악해진 암초와 파도, 역풍에 노출돼 있다. 날마다 완력과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중국의 자신감, 장기 침체로 집단 히스테리가 우려되는 일본의 위기감, 가세가 기울어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미국의 무력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한반도 정세는 언제 어떤 폭풍에 휩싸이게 될지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새 정부의 외교 안보 능력이 치명적인 관건을 쥐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고 책임져야할 핵심과제다. 박 당선인이 그토록 강조해온 민생과 복지는 본질적으로 성장이라는 외생변수와 분배라는 제도적 변수의 조화와 조합이므로 전문가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게 중요하다. 반면 세계경제 상황은 적어도 새 정부 임기 안에 완전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예측이다.

따라서 민생과 복지 공약을 완성하는 과정은 매우 험난하고 많은 무리가 뒤따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내외 안보, 경제 여건과 민생을 조화시키려면 새 정부는 고정관념부터 벗어나 무한한 탄력성을 발휘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점에서 너무 약속과 완벽한 실천에 집착하는 이른바 ‘박근혜 스타일’은 유연하게 탈피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시작부터 주변의 권력투쟁 소지를 줄이겠다는 뜻은 이해되지만 실무형으로만 채워 만기친람(萬機親覽)하겠다는 생각도 건전하지 않다.

특히 인수위부터 소박하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과연 국정의 광범한 스펙트럼을 이해하고 안팎의 도전에 적절하게 대응해 낼지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필요하면 위기대처 능력을 갖춘 인재도 추가 기용해야 한다. 특히 비서실과 첫 조각에서만큼은 우려를 뛰어넘는 그야말로 탕평(蕩平)과 대통합의 천하제일 인재들을 불러 모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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