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옮겨 작은 일식집에서 음식을 나누며 오간 얘기는 요즘 먹고살기 힘든 작가들의 얘기부터 신춘문예 경향, 최초 여성 대통령까지 두루 이어졌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얘기는 모성성에 다다랐다. 서 선생은 “대통령 당선인이 얼마나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 시대 아픔을 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또 이젠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이들을 위해 2~3개 정도 빈자리를 남겨두는 게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그리고 그 일에 여성들이 모성성을 발휘해 앞장서야 한다고.
품고 인내하는 모성성은 흔히 생래적인 것으로 얘기된다. 최근 그런 모성성이 여성의 사회 진출로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 한편에선 모성성이 전투적이고 상하관계가 뚜렷한 조직사회에선 여성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는 튀는 모성성의 한 예가 있다. 아버지를 배신하고 이아손이 황금양털가죽을 가지고 도망치도록 도운 메데이아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마법으로 내내 이아손을 돕지만 그가 코린토스의 공주와 결혼하려 하자 이아손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을 죽여 복수하고 떠난다. 신화의 인간에 대한 이해는 늘 놀랍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