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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우려되는 인수위의 과도한 비밀주의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연일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선 뒤 일정기간 웬만해선 허물을 덮고 좋은 게 좋다는,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란 것이 있어 온 게 상례다. 그런데 그 암묵적 관행이 인수위 초기단계에서부터 연기처럼 사라질 지경에 처했다. 인수위가 보안과 통제의 장막에 스스로 갇히면서 생겨난 일이다.

박 당선인은 7일 인수위 업무개시 전체회의에서 “설익은 정책들이 무질서하게 나와 국민에게 혼선을 주고 새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전날 인수위 출범식 직후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보안당부를 박 당선인이 굳히고 나선 셈이다. 물론 박 당선인의 지적은 매우 의미 있다. 과거 인수위 관계자들이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들을 나 잘났다는 식으로 언론과 주변에 흘려 정책 혼선을 야기한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이런 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이가 바로 박 당선인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도한 보안이나 통제가 빚어내는 부작용이 만만찮다는 점이다. 인수위 모든 발표사안은 오로지 대변인을 통한다는 지침은 경직과 불통을 대변할 뿐이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언론들이 국민을 대신해 인수위에 지대한 관심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그럴수록 소통이 더 절실한데도 인수위원장은 인선 명단 외엔 그 어떤 부연설명도 하지 않더니, 대변인은 “기사가치는 대변인이 판단한다”는 식으로 권위주의적 태도를 서슴지 않았다. 입만 열면 대(對)언론 유감을 표명하고 기사의 사실 여부를 낱낱이 따지는 것도 볼썽사납다. 박 당선인 최측근들이 “외과수술로 입을 봉했다”느니 “입은 밥 먹는 데만 쓰려 한다”느니 하는 농반도 흘려 들리지 않는다.

인수위가 아닌 ‘보안위’라는 비아냥거림이 들리고, 철통보안이니 함구령이니 하는 경색언어가 세간에 나도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박 당선인도 나랏일을 감쪽같이 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만천하에 공개하라는 것도 결코 아니다. 적어도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다시 말해 국민 된 입장에서 최소한의 알권리는 충족시키라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최대 관심사는 국민 대통합이고, 이를 준비하는 것이 인수위 역할이다. 불필요한 결벽주의나 비밀주의 모두 실사구시 국정과 어울리지 않는다. 박 당선인부터 화합의 손길로 갈등 봉합에 더 나서야 한다. 조순형 전 의원이 유연과 소통을 특별히 당부한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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