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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김화균> LG전자가 살아나야 하는 이유
우리 전자 산업은 글로벌 강자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부터 강력한 라이벌 구도 회복이 필요하다. 글로벌시장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 기업의 현실에선 삼성전자의 짐을 덜어줄 우군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8일 내놓은 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6조원, 영업이익은 8조8000억원. 연간으로 보면 매출 201조500억원, 영업익 29조4900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은 2011년(165조원)보다 36조여원, 영업익(지난해 16조2500억원)은 거의 배가 늘었다. 연간 영업익 3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둔 것이다. 재계의 반응은 ‘놀랍다. 그리고 부럽다’로 요약된다.

삼성전자가 실적을 내놓을 때마다 LG전자가 머릿속을 맴돈다. LG전자는 한때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자였다. 그러나 현재 시점을 놓고 상대평가해보면 그 성적표가 너무 초라하다. LG전자는 오는 30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G전자의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 37조4627억원에 영업익 1조177억원. 증시에서는 4분기 LG전자가 매출 13조여원에 1800억원 정도의 영업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으로 보면 매출 50조5000억원에 영업익은 1조300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연간 매출이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에도 추월당한 셈이다.

LG전자가 주춤한 것인지, 삼성전자가 급부상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 분명한 것은 LG전자가 과거처럼 ‘삼성전자가 나의 라이벌’이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잔치에 LG전자의 아픈 현실을 굳이 빗대는 것은 LG전자가 되살아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 LG전자의 부활은 LG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그리고 한국 경제 전체를 위한 절실한 과제다.

우리 전자 산업은 글로벌 강자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부터 강력한 라이벌 구도 회복이 필요하다. 삼성과 LG는 과거 건전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이 경쟁구도는 한국이 글로벌 IT 강국으로 부상하는 원동력이 됐다.

삼성전자의 독주는 삼성에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잘 나가는’ 삼성전자에 우리 사회는 모든 짐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 경쟁자들도 삼성전자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 기업의 현실에선 LG전자건, 현대자동차건 삼성전자의 짐을 덜어줄 우군이 필요하다.

국내 IT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도 LG전자의 부활은 절실하다. 국내 IT업계는 이른바 ‘삼성웨이’가 지배하고 있다. 삼성의 독주는 혁신의 주체로서 경쟁자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혁신의 근간이 되는 다양성이 삼성의 독주로 제한되고 있다는 의미다. 모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기술력 있는 훌륭한 중소기업들도 앞다투어 ‘삼성웨이’만 좇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경쟁과 기술 발전, 정보통신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LG전자의 선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해서도 LG전자의 부활은 필요하다. 소비자의 권익은 선택권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 선택권 확대는 기업에 단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있지만, 결국 경쟁력 강화라는 약이 될 수 있다. 증시에서는 LG전자가 올 1분기부터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독한 LG’를 주창해온 구본무 회장의 마법이 효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삼성도 부러워하고, 애플도 깜짝 놀랄 강한 LG전자의 부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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