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폭풍 다이어트’를 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힘들어도 너무 힘들었다’.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살을 찌우다니 후회막급이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 뭐’ 하면서 미뤘던 것도 문제다. 자기관리에 엄격하지 못한 탓이다.
한참을 후회하면서 며칠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되새김질한다. 짐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의 선택’은 이런 말로 시작한다.
“한 번의 큰 성공보다 일관성 있는 작은 행동이 위대함을 결정한다.”
짐 콜린스는 승자와 낙오자, 즉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9년 동안 연구한 끝에 이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요즘엔 모두 ‘어려워서 죽겠다’고 앓는 소리를 한다. 세계적인 장기 불황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가 힘들다. 하지만 짐 콜린스에 따르면, 어떤 회사와 리더는 이렇게 혼란스러운 세상에서도 나아갈 길을 아주 잘 찾아낸다. 그들은 단순히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어낸다. 살아남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성공한다. 성공을 넘어 번창한다. 즉, 오래 ‘지속 가능한 위대한 기업’이 된다는 것.
비결은 무엇일까? 짐 콜린스는 “이들에게는 스스로 만든 광적인 규율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성공한 리더들의 행동은 목적에 맞춰 일관성을 보인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에 초점을 맞춰 편집광적이며 고집스럽게 규율을 지켜나간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3000마일 떨어진 목적지를 두고 무더운 여름날 도보여행을 한다고 가정하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하루에 20마일씩 걷기로 했다면 성공하는 사람과 기업은 첫날에도 20마일을, 둘째 날에도 20마일을 걷는다. 시원한 그늘에서 쉬고 싶을 때에도 참는다. 날마다 꾸준하게 20마일을 걷고 또 걷는다.
속도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날씨가 선선할 때에는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결에 기분이 좋아져 더 멀리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들뜬 마음을 자제하고 체력을 조절하면서 20마일을 지키는 게 관건이다.
실패한 사람과 기업은 자제를 하지 못하고 첫날에 40마일을 간다. 무리해서 녹초가 되면 다음날 ‘나중에 나머지 거리를 보충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쉰다. 여건이 좋을 때는 많이 걷고, 안 좋을 때는 불평하며 그늘에서 기다리기를 반복한다. 못 걸었던 것을 만회하기 위해 어느 날은 40~50마일을 한꺼번에 걸으며 전력을 다한다. 그러다 보면 완전히 녹초가 돼 반도 못 가 포기 상태에 이른다. 그러나 매일 20마일을 고수한 사람은 이미 목적지에 도착했다.
맛에 대한 유혹을 못 이긴 필자도 최근 꾸준한 운동이 아닌 힘겨운 ‘폭풍 다이어트’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일 20마일을 꾸준하게 걷듯이, 조금씩 먹고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봄이 왔을 때 혹시 나도 낙오자처럼 나약해진 몸을 탓하는 건 아닐까. 매일 마음속에 ‘20마일 규율’을 정해놓고 꾸준하게 지키며 적당히 먹어야겠다.
다이어트에만 적용되는 이치일까. 기업을 경영하는 일, 세상 사는 일, 누군가를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일. 그 모든 것의 근본 이치가 다 이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