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7기에 사용된 시정 비전(사진 위)과 민선8기 시정 비전 비교.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시정 비전으로 정한 '대한민국 생태수도'는 순천시민의 저력, 역동적인 순천을 표현했습니다. '일류'는 생태, 환경, 문화예술, 관광, 경제,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해 타 지자체에서 배우고 싶은 도시를 뜻합니다."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고 무소속으로 당선된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은 시정 비전을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 순천'으로 정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노 시장 본인이 민선 4,5기 시절 창안한 기존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에서 '일류'를 삽입한 것으로, 두 글자만 끼워 넣었지만 받아들여지는 의미는 사뭇 다르다.
시정 비전만 바뀐게 아니라 소주병 '처음처럼' 글씨체를 제공한 고(故) 신영복 선생 서체도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바뀐 것으로 나타나 시민과 공무원들 사이에서 "낯설다"는 반응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 서체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멋 글씨) 서예가 강병인씨 작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엄마가 뿔났다', '미생' 등의 드라마 타이틀을 비롯해 수많은 상품과 제호, 서울시 SNS 프로필 이미지 등을 만들었다.
검정고시 출신인 강씨는 '고졸검사'를 지낸 노관규 시장과 가난했던 시절 공원(工員)을 매개로 교집합 영역이 있으며, 지난 1일 시장 취임식 때도 초청돼 대형 휘호로 취임을 축하한 바 있다.
순천시는 '시정 비전 및 목표'를 수정한 것은, 생태수도 창안자인 노 시장이 순천시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조충훈-허석 시장을 거치면서 '생태수도'라는 시정비전은 살아 남았지만, 구호에만 그치고 있어 일류 생태도시로 되돌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고 있다.
앞서 민선 3기 조충훈 시장은 인물의 고장에서 착안한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순천'이라는 구호를 발굴해 특허청에까지 등록해 사용했으나, 민선 4기 노관규 시장이 지금의 '생태수도 순천'으로 바꿨다.
시청 기획실 관계자는 "노 시장은 당선인 시절부터 '일류 순천' 비전을 형상화 할 수 있는 서체를 고민하고 찾으신거 같다"며 "종전에는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생태수도 완성을 통해서 '일류 순천' 선도 도시로 나아간다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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