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폭염 탓 온열환자도 더 많아
기상청은 올해 8월 평년보다 강한 무더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는 최근 ‘광프리카’라는 별명을 얻었다. ‘광주+아프리카’를 줄인 광프리카는 전국에서 여름철 평균기온이 가장 높다는 대구보다 광주가 더 덥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유는 바로 습기다.
실제 광주의 습도는 대구보다도 10% 가량 높았다. 전문가들은 온열환자 증가세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맞춤형 폭염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등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는 대구와 광주가 꼽힌다.
최근 30년(1991년~2021년) 평균 광주와 대구의 여름철 평균 기온은 각각 25.0도, 25.3도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낮 최고기온 역시 광주 35.3도, 대구 36.7도 등으로 가장 높다.
동 기간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의미하는 폭염일수(7~8월) 역시 대구 11.1일, 광주 7.0일로 가장 많다.
객관적 수치만 보면 대구가 광주보다 더 높은 기온을 유지하지만 체감상 수치는 광주가 더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0년 평균 대구의 여름철 평균 습도는 69.3%rh였던 반면 광주는 76.8%rh로 집계됐다.
습도 최고기록 역시 광주는 2020년 86.3%rh까지 치솟았던 반면 대구는 2003년에 74%rh를 최고점으로 찍는데 그쳤다.
광주와 대구의 체감온도가 각각 32.5도, 31.2도로 광주가 1.3도 가량 높게 관측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습도가 높을수록 체감온도도 상승하는 것을 감안하면 광주가 대구보다 더 더운 도시라는 분석도 가능해진다.
온열질환자 발생률에서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10년(2011~2021년)간 폭염연보를 살펴보면 대구에서 462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하는 사이 광주는 이보다 130여명 더 많은 595명의 질환자가 발생했다.
광주(143만5378명)와 대구(237만5306명)간 인구 차이만 보더라도 광주의 온열환자 규모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구가 건식사우나라면, 광주는 습식사우나로 표현할 수 있다” 며 “단순히 더위에 초첨을 맞춘 폭염대책보다는 습도에 방점을 찍은 세밀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si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