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비렁길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정기명 여수시장. |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고수온으로 인한 적조 피해 현황을 살피기 위해 지난 5일 전남 여수를 찾았으나, 정작 정기명 시장은 코빼기도 내밀지 않아 뒤늦게 장관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변호사 겸 정치인 외에는 뚜렷한 행정경험이 없는 정 시장이 수산행정 장관이 왔음에도 어민 피해현황을 브리핑하고 어업인 현안을 전달하기는 커녕 휴가를 빌미로 실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여수시에 따르면 조 장관은 여름철 고수온‧적조 피해상황 예찰을 위해 지난 5일 월호동 가두리양식장을 방문, 적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상황 발생 시 방제장비를 신속히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 장관 일정에는 박현식 부시장을 비롯해 시청의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참석했을 뿐 정작 정 시장은 끝내 얼굴을 내비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시장은 장관이 오던 날짜와 겹치는 4~5일 이틀 간 금오도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며 SNS에 휴가사진을 찍어 올리며 소통으로 포장된 일상을 공유했으나 외부 시선은 따갑다.
익명 제보자인 시청의 한 직원은 "장관 일정에 맞춰 브리핑을 준비하고 주말에는 가수 싸이 '흠뻑쇼' 방역과 교통대책으로 여념이 없는데 시장님은 한가롭게 휴가사진이나 올리고 약이 올라 죽겠다"고 푸념했다.
또한 국제행사로 치러지는 여수는 '2026 여수 세계 섬 박람회'를 개최하는 지자체 임에도 8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섬 지역 기초단체장협의회'에도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고 부시장을 보내는 등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못하는거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이번 '섬지역 기초지자체협의회'는 전국에서 섬을 끼고 있는 전국 28개 지방자치단체들의 모임으로 섬 주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제언과 섬의 발전적인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모임이다.
여수시는 섬 지자체 모임에 시장·군수가 직접 참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단체장이 참석하는 사례도 있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이지만, 2026섬박람회 개최가 코앞이고 '섬섬옥수'에서 따와 '섬섬여수'를 홍보하는 지자체로서 소극행정이라는 볼멘소리가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해수부에서 하루 전날에야 장관이 오신다고 우리시에 통보해 왔고, 정 시장 휴가 일정이 짜여져 있어 부득이 불참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 3일 이야포 사건 미군폭격사건 추모식에는 참석하고 사전에 양식장을 둘러보는 등 적조현장을 살핀 뒤 휴가를 가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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