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특종세상'] |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빚투' 논란 이후 6년 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3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2018년 부모의 사기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래퍼 마이크로닷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마이크로닷은 "부모님으로 인해서 피해자가 생긴 거고, 그분들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다. 합의를 맺고 도와주신 분들에게도 아직도 죄송하다. 정말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변제를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스스로 감당을 못 할 만큼 힘들었다. 하고 싶은 말고 드리고 싶은 말이 쌓여 있는데 말씀을 드릴 기회는 없고, 사건만 봤을 때는 제가 몰랐었다는 점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며 "많은 시간, 많은 세월이 흐르고 나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곧바로 피해자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실 확인을 했을 것 같다"면서 당시의 선택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논란 이후 6년 동안 집에서 은둔했다는 그는 "처음 들었던 생각은 거부감이었다 사실일 수도 있는데 뉴질랜드에서 자란 환경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고, 충격이 컸다"며 "누구를 만나야 할지,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할지 확인하는 찰나에 알고 지내던 외국인 변호사 형께서 기자에게 사실무근이라고 말한 거다. 저는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었다. 근데 기사가 너무 크게 나서 늦은 상태였다. 그 한마디가 제가 봐도 괘씸하고 밉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이 아닌 기사들도 많이 나왔는데 어떤 얘기를 해도 변명처럼 들릴 것 같았다. 제가 모르는 게 많아서 뭐라고 말씀드릴지를 모르겠어서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도망갔다는 기사가 계속 나왔는데 저는 지난 5, 6년 동안 이 사건을 피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2018년 부모의 빚투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그의 부모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친인척과 이웃들에게 4억 원을 빌린 후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19년 10월 부친은 징역 3년, 모친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022년 6월 복역을 마치고 출소해 뉴질랜드로 추방당했다.
마이크로닷은 "어머니는 다시 식당에서 일하고 있고 아버지도 다시 소방 설비 관련해서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총피해자는 열세 분이고, 우리 가족이 열두 분과 합의를 봤고, 한 분이 남았는데 계속 합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는 변제하려고 아직도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마이크로닷은 1년 전부터 고깃집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피해자에게 갚을 돈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방 일, 설거지, 청소까지 하는 마이크로닷은 "12시간 정도 일한다. 일을 못 한 지 햇수로 6년째인데 이게 제 유일한 수입원"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울증과 자괴감으로 괴로웠다고도 밝혔다. 그는 “내가 세상에서 없어져야지 욕하는 분들도 한이 풀리고, 이분들에게는 더 좋은 세상이 오겠다는 생각을 한동안 했다. 어딜 봐도 비난 글밖에 없어서 몇 개월 동안 그렇게 지냈다.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min365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