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나는 SOLO(나는 솔로)’ 16기의 광수를 보면 안타깝다. 솔로나라에서는 남녀가 서로 만나 알아가고, 또 로맨스 관계를 접기도 하는 건 다반사다.
하지만 광수가 옥순과 로맨스 종결을 선언하는 걸 보면 못내 찜찜하다. 남의 말을 듣고 오해가 생겨 정리가 됐기 때문이다. 비록 남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도, 그것을 참고로 해 자신이 주체가 되어 직접 경험해보고 판단을 내려야지, 다른 사람의 말을 더 빨리 받아들이는 '팔랑귀'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다면 광수는 연애중일 때도 상대방에 대한 '카더라 통신'들이 나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면 심히 걱정스럽다.
광수는 16기의 여성 모두와 데이트를 하고 있는데, 그럴 일이 아니다. 문제가 생긴 여성과 만나 당사자들끼리 직접 오해를 푸는 등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하지만 13일 방송된 ‘나는 SOLO’에서 광수는 오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옥순과 데이트로 대화하는 대신 순자를 선택하며 우회했다. 옥순은 광수의 이 같은 선택을 확인하자, “광수님의 용기를 높이 샀는데, 그런 게 다 무너졌다”며 차갑게 식은 마음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광수는 자신을 혼란하게 한 ‘로맨스 가짜뉴스’의 진실을 파헤쳤고, 그 과정에서 영철의 감정싸움이 폭발하면서 일촉즉발 위기가 불어닥쳤다.
광수는 영철의 편을 드는 듯한 상철의 발언에 화가 나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정말 무례한 행동이다. 자신의 감정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감정도 헤아려야 한다. 상철은 광수에게 “영철 님을 탓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영철은 상관없다”고 말했다가 그렇게 됐다.
광수가 옥순을 정리하게 된 것은 영숙의 경각심 발언, 영철의 ‘옥순님의 마음은 영수래’라는 남의 말을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가장 안타까웠다. 뒤이어 광수는 옥순을 만나 ‘지금까지는’이라는 단어를 두고 엇갈렸던 서로의 해석을 확인했고, 광수는 “영철이 ‘옥순님의 마음은 영수래’, 그렇게 들었대”라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옮긴 말을 전했다.
옥순은 “난 정확하게 다른 사람들한테도 광수님이라고 했다. 광수님이 내 말은 들어보려고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흔들려서 다른 여자에게 확 돌아간 게 가벼워보였다. 그들이 뭐라 하건 확실히 풀어보려고 하지 않고 그들 말 들어보고 간 거다, 나는 지금 이게 더 별로다”고 지적했다. 광수에게는 뼈아픈 지적이다.
하지만 광수는 “되돌리고 싶어서 말한 건 아니다”라며 갑자기 영철을 불러왔고, 마침내 심야의 ‘삼자대면’이 성사됐다. 이렇게 할 일인가. 그걸 밝혀서 뭐하지.
광수는 영철에게 “옥순님의 마음이 영수님한테 갔다는 식으로 (내게) 말하지 않았나? 영철님이 그런 말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라며 따졌다. 영철은 “말 잘 해야 돼”라고 맞섰고 이에 당황한 광수는 “테이프 깔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광수는 “어떤 근거로 나한테 정확하지도 않은 얘기를 해서 이 사달을 만들었냐?”며 극대노 했고, 영철은 “형이 판단을 잘 내렸어야지”라고 일갈했다. 이런 상황들은 한마디로 배가 산으로 간 느낌이다.
영철은 광수-옥순과의 ‘삼자대면’ 후, 다른 솔로남녀들과의 대화에서 억울한 속내를 토로했다. 그는 “나한테 싸움을 걸고 싶은 건가? 이건 무례한 거야”라며 “‘솔로나라’ 밖이었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몰라”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영철의 이런 행동도 지나친 반응이다. 영철은 어쨌든 '옥순님의 마음이 영수님한테 갔다'는 무책임한 거짓정보를 광수에게 흘려놓았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된다.
이어 광수는 영숙에게도 대화를 신청해 ‘경각심’에 대해 재차 물었고, 영숙은 “오늘 아침에 영식님한테도 경각심을 가지라고 했다. 더 적극적으로 (옥순님에게) 어필하라는 뜻이었다”라고 해명했다.
광수는 결국 옥순에게 “안타깝지만 우린 이렇게 끝났고, 대신 서로는 오해는 풀었으니까 미워하거나 그러지 말자”고 ‘로맨스 종결’을 선언했다.
광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복기해보면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사랑도 잃고, 사람도 잃고, 스스로 외로워지는 길을 갈 필요가 없다.
이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평균 7.4%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씁쓸한 시청률이며 특히 광수에게는 좋은 시간이 아니었다. 이를 계기로 성장할 수 있다면 광수에게도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내 눈으로 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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