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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트시그널4’ 유니버스[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채널A ‘하트시그널4’는 신민규-유이수, 한겨레-김지영 두 커플을 탄생시킨 채 종료한 가운데, 스핀오프 프로그램 ‘애프터 시그널’도 과몰입을 유도하고 있다. ‘애프터시그널’에서는 커플로 맺어지지 않았던 지원-주미, 후신-지민도 썸을 타고 있다. ‘하트시그널4’는 목하 네 커플 모두 썸 또는 연애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데이팅 리얼리티는 리얼이기는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야기로 구성되어야 한다. 제작진이 가장 고민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리얼로 전달하되,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 극적인 스토리텔링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점에서는 ‘하트시그널4’가 다소 심심했을지는 몰라도, 리얼의 효과가 충분히 전해져 오히려 출연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려는 과몰입을 유도하게 된다.

김지영은 한겨레를 최종 선택해 요즘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두 사람은 방송이 끝나기 전까지는, 시청자에게 들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차안에서 비밀데이트를 해야 했다. 차안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것만 제외하고는 차안에서 모든 걸 먹어봤다고 했다.

김지영은 꿈꾸는 사랑을 찾아 시그널 하우스를 찾았다가 네 남자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처음에는 사랑이 누구에게 있는지 몰랐다. 신민규인줄 알고 간 적도 있었다. 자신을 두드리던 남자들에게 이 남자일까, 저 남자일까 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겨레에게서 현실적 사랑(의 가능성)을 봤다. 신민규가 아니어서 실패라거나, 차선이 아니다. 용기의 문제라기 보다는 선택의 문제이다.

신민규와 유이수도 행복감을 느낀 선택이라는 점에서는 이와 유사하다. 늦게 들어온 이수는 러브라인을 형성하는데 있어 다소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가급적 남에게 피해 주지 않았고, 가이드라인이 확실하고 코드가 잘 맞는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게다가 얼굴까지 잘 생긴 신민규를 택했다.

연애 프로그램은 공식 같은 게 있다. ‘하트시그널3’에서 김강열이 박지현에게 화려한 직진을 할때, ‘환승연애2’에서 중간 투입된 정현규가 성해은에게 “내일 봬요.누나”라고 솔직당당하게 매력을 어필할 때, 재미와 쾌감이 극대화되는 이른바 연애 프로그램의 도파민 법칙이다.

하지만 이런 리얼 상황이 날마다 나오는 건 아니다. 여성 입장에서 볼때, 다가오는 남자에 대해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기준중 하나는 ‘저 남자를 안아줄 수 있을까’라고 한다. 자신의 스토리텔링보다 우선시 되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다. 어떤 그림이 만들어지느냐가 아니라 내가 저 남자를 안아줄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그럼, 신민규 입장에서 볼때 유이수를 최종 선택하게 된 것은 어떤 연유일까? 길거리 캐스팅된 민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를 알고싶어 시그널 하우스에 들어왔다.

그는 20대초반이 가진 텐션을 제공해준 지민을 보고 해맑은 충격을 받았다. 여대 앞에서 지민을 기다려봤다. 잠깐 흔들렸다가 밝고 적극적인 지영을 또 만났다. 지민과 지영은 민규에게 몇년간 잊고살았던 감정을 살려주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확 당길만한 요인이 부재한 가운데 유이수가 입성했다. 이수는 민규에게 안정감과 함께 확신감을 주었다.

민규는 상대방을 헷갈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여지를 주고싶지 않었다. 자신도 헷갈리는 게 싫었다. 내가 민규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런 점이다. 의자왕이지만 누릴 생각이 없다. 지영과는 좋은 감정이 있어도 자신이 행복할지 미지수다. 사랑은 판타지가 아니다. 그보다 자신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는 이수를 선택했다. 남자들이 실제로도 이런 선택이 많을듯 하다.

이런 감정의 흐름을 기가 막히게 포착한 남자가 있다. 일편단심 한겨레다. 하트시그널4에서는 일편단심 남자가 한겨레와 유지원, 두 명 있는데, 서로 스타일이 다르다. 병원 업무가 바쁜 유지원은 시종 진심만 전하지만, 한겨레는 움직이는 정중동이다.

한겨레가 지영에게 제의한 여수 데이트는 겨레에게는 신의 한수였다. 마지막 투표에서 민규는 0표, 겨레가 2표인 적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민규는 이러다가 아무도 자신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음을 느꼈을 거다.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표시를 해야 할 시간이 왔다.

반면 겨레는 자신에게 보낸 여성의 2표중 지영이 있을 것으로 확신을 가지게 됐다. 여수 데이트까지도 확실한 건 없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력을 발휘하게 됐고, 이는 겨레에게 매우 유의미한 데이트로 남게됐다.

주원과 주미는 아직은 연애하는 건 아니지만 잘 어울린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 관심사가 서로 통한다. 지원은 가진 자의 여유가 아니라 순수한 자의 여유가 있다. 자신이 좋아했던 지영과 성사되지 않아도 루저가 되지 않는다. 그는 의사에게서 보기 힘든 청량한 눈빛을 가졌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지원은 나의 뇌피셜이기는 하지만 성공에 대한 욕망 못지 않게 인생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한 듯하다. 잘 나고 공부 잘하는 사람이 성공으로만 향하면 재수가 없는데, 지원은 그렇지 않다. 지원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시간 활용에서 불리했다. 잠을 4시간 자면서도 본인이 그 불리를 감수하겠다고 선언했다면, 누구의 마음이건 흔들만하다. 시간 투자가 충분한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에너지와 영혼을 가진 것도 중요하다. 주미와는 ‘누동(누나동생)관계’지만 ‘연인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변호사인 주미도 마찬가지다. 주미는 한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남들이 뭐라 해도 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줏대 같은 것들이 동시에 읽힌다. 한겨레를 자신이 당겨야 되는 순간에도 “이제 너가 와야 되는거지 더 이상은 못당기지”임을 부드럽게 보여주었다. 그것도 자신감이자 자존감이다.

김지민과 이후신의 썸은 발전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둘의 데이트는 경쾌하다. 지민은 하트시그널 시즌4의 마스코트이자 아이콘이다. 시즌2에는 솔직담백한 오영주가 있었고, 시즌3에는 당차고 세련되며 자신의 직업세계에 확신을 가진 이가흔과 클래식한 미를 갖춘 박지현이 있었다.

지민은 대표적인 ‘젠지 감성’이다. 시그널 하우스에서 신나면 노래 부르고 춤춘다.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도 존중한다. 건강하다. 처음과 끝이 똑같다. 이게 진정성이다.

후신은 분위기 메이커다. 잘 생겼는데 화가이며 웃기기까지 한다. 이렇게 멋있고 밝은 화가가 웃기는 사람은 없다. 유연하면서 세련돼 있다. 후신은 연애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다 보여준 케이스다. 자기비하와 연민, 조롱의 유머가 민규와도 친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하트시그널4’의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했던 청춘 남녀들은 다양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롭고 유연하고 세련된 이들의 서로 다른 감성이 잘 어우러져 좋은 세계관을 형성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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