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영원한 오빠’ 남진(77)이 서로 다른 종류의 신곡 2곡을 발표했다.
그동안 남진은 간간히 신곡을 냈지만, 이번에는 의미가 있는 곡들이라 쇼케이스까지 가졌다.
그중 하나인 ‘이별도 내 것 이니까’(작사 김병걸, 작곡 김용호)는 남진의 명품 히트곡 ‘미워도 다시한번’과 ‘가슴 아프게’을 연상시키는 애절한 트롯 발라드이다. 이별도, 아픈 가슴도, 결국 자신이 감당하고,내려놓는 성숙한 사랑이 깊은 내공의 가창력에 담겨 있다.
또 다른 곡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작사 차태일 한시윤, 작곡 차태일)은 경쾌한 재즈스윙 댄스곡이다. 자연스럽게 끌고 당기는 ‘남진 표’창법이 ‘빠빠두비두바 빠빠두비두비~’하는 재즈 스켓과 경쾌한 템포의 브라스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흥을 더한다.
남진은 내년이면 노래인생 60주년을 맞는다. 백일섭, 송대관, 조영남 등이 연예계에서 동갑인 친구다. 남진은 아직 늙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술, 담배도 하지 않는다. 음악에서는 팬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래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가령, ‘님과 함께’를 고고 스타일로 했다면, 록 스타일로 해 변화를 주는 식이다.
남진은 “가수는 좋아하는 곡을 받을때, 새로운 연인을 만나듯이 가슴이 설렌다. 나는 트롯뿐만 아니라 댄스, 발라드, 라틴,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좋아한다. 요즘은 트롯 시대지만 세계의 여러 음악 장르와 함께 하는 시대라 저와 감성이 잘 맞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그것만이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며 저의 천직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 팬에게 보답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어 남진은 “저는 황제, 가왕이라는 단어보다 영원한 오빠, 오빠의 원조라는 수식어가 부담도 없고 좋다”고 덧붙였다. 쇼케이스를 찾은 55년 팬이라는 한 여성은 “남진 씨는 노래도 잘하는 스타가수지만 인간미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남진은 1966년에 ‘가슴 아프게’가 터진 이후에도 계속 메가톤급 히트곡을 양산해냈다. ‘마음이 고와야지’ ‘그대여 변치마오’ ‘젊은 초원’ ‘님과 함께’ ‘어머니’ ‘빈잔’ ‘둥지’ 등 다양한 히트곡을 발표했다. 히트곡 하나 없이 비주얼 좋고 퍼포먼스 잘 하는 후배 가수들이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남진의 히트곡중에는 ‘님과 함께’ ‘둥지’ ‘나야 나’ ‘그대여 변치마오’ 등은 경쾌한 댄스 리듬이다. 남진은 “이런 노래들을 가만히 서서 부르면 얼마나 심심하겠는가. 나이가 들면서 퍼포먼스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운동하는 수밖에 없다. 매일 하루에 한시간씩 움직인다. 아직 율동은 괜찮죠잉”이라고 했다.
남진은 연기를 하기 위해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그러다 술 한잔 먹고 노래를 부르다 밴드마스터에게 발견돼 무대에 오르면서 계속 노래를 하게 됐다. 그는 국악(판소리), 팝을 두루 좋아했다. 오래전에 부른 ‘Oh, Carol’을 들어보면 감성이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최희준 등 선배가수에게 영감을 받아 가요를 더 열심히 공부했다.
“대중가요는 유행곡, 유행가라고 했다. 시대를 얘기한다. 가사를 들어보면 고향과 애절한 감성이 잘 드러나는데, 그 리듬이 트롯이다. 시대가 바뀌어 멜로디는 트롯을 부르지만 반주는 고고, 락, 랩 등이다. 옛날 트롯 리듬은 들으면 눈물이 난다. 남인수, 고운봉, 현인, 남일해 시대가 그랬다.”
스타이지만 소탈한 면모를 보이는 남진은 여전히 열정이 넘친다. 열정의 원천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나는 고난도 있었고, 전쟁터도 가봤다. 외국에 가서 살기도 했다. 그 곳에서 만난 분들이 고난을 이겨내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다. 파도처럼 슬럼프가 오면 이겨냈다. 행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에서 오빠 소리를 들으면 힘이 난다. 혼과 열정을 담아 멋지게 노래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떠나는 게 꿈이다”고 했다.
한편 남진은 지난 20년간 가수와 공연 기획자로 끈끈한 인연을 맺어온 (주)에스피에스 이시찬 대표와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10월 14일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전주·부천·대전·청주·대구·울산·제주·남양주·안산·서울 등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 이 공연은 (주)에스피에스, (주)월드쇼마켓이 공동제작한다. 남진은 공연을 하면 무대 아래로 내려와 팬들과 일일히 눈을 맞추며 ‘재회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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