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4-0으로 승리한 한국의 이강인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박진섭(전북현대)이 태국전에서 의문의 경고를 받은 데 대해 "준비돼 있던 플레이였다"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1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태국을 상대로 4대0 대승을 거뒀다.
이날 박진섭은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 그는 4대0으로 리드하고 있는 후반 7분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경고를 받았다. 코너킥을 미뤄 고의로 경기를 지연시켰다는 이유였다.
박진섭은 곧장 교체됐다. 경기는 압승으로 마무리돼 한국은 조 1위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박진섭은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에는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박진섭은 바레인전에서 휴식한 후 16강전에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4-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 |
박진섭은 이날 경고가 계획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선에 올라가기 전 경고를 빨리 없애는 게 목적이기는 했다. 준비된 시나리오였다"며 "제가 연기가 너무 어색했다. 제가 코너킥 키커를 6년 만에 서보는 것이어서 너무 어색했다"고 했다.
지난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박진섭은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가기 전 경고 한 장을 더 받으면 바레인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대신, 이후 본선에서는 누적 경고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이번에 고의로 경고를 받지 않았다면 16강전 등 토너먼트에서 경고를 받아 이후 더 중요한 경기에서 결장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박진섭은 "K리그면 바로 주는 경고인데 심판이 오늘 경고를 너무 안 주셔서 너무 어색했다"며 "보는 애들마다 한 마디씩 했다. '진섭아, 왜 이렇게 연기를 못하냐'라고. 강인(이강인)이도 연기를 너무 못한다고 하더라. 연기 연습 좀 해야겠다"고 했다.
박진섭은 고의로 경고를 받은 게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 선수 구성상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못 뛰면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생겨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진섭은 팀의 '에이스'로 꼽히는 이강인의 합류에 대해선 "강인이의 영향은 모두가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합류함으로 팀에 너무 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그래서 강인이가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4-0으로 승리한 한국의 이강인과 엄원상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 |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촉박한 일정을 고려해 이번 경기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의 향후 출전 가능성을 놓고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 중 이강인이 언제 출전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 부분은 (선수의)컨디션을 확인해야 한다"며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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