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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韓 성장률 3년째 OECD 평균 이하, 저성장 뉴노멀되나

한국 경제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년간 OECD 평균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 OECD 회원국 평균 성장률은 5.8%였지만 한국은 4.3%에 그쳤다. 지난해(2.6%)에도 OECD 평균(2.9%)보다 낮았다. 올해도 낙관적이지 않다. OECD는 해마다 6월과 11월 회원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지난 6월 회원국 평균은 1.4%였지만 최근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미국 1.6→2.2%, 일본 1.3→1.8%)된 것을 고려하면 11월에는 이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은 1.5% 현상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이 올해 성장률을 1.4%로 제시했고, 주요 8개 투자은행(IB)이 1.1%를 전망하고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대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해외 IB를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 2년 연속 1%대 성장은 가본 적 없는 길이다.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던 한국이 이제는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 국가’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한국 경제가 선진국 문턱에서 저성장의 수렁에 빠진 것은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에 의존한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애초 정부가 상반기엔 경기가 둔화했다가 하반기 회복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을 제시한 건 중국 경기회복 기대에 기반했다. 그러나 부동산 위기 등 중국 경제가 부진하면서 한국 수출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 올해 1~7월 한국 총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다.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반도체는 대중국 수출액 비중이 45%에 달한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경제의 침체로 대중국 무역수지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적자다. 30여년간 한국 무역흑자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던 중국과의 교역을 되돌아볼 때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을 글로벌 핵심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경제안보 전략까지 고려한다면 높은 중국 의존도는 장기적으로도 한국 경제에 상당한 딜레마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강점과 기회요인인 반도체와 중국 시장을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할수록 한국 반도체가 세계 시장을 넓혀갈 시간을 벌어준다. 중국 시장에는 경쟁력이 떨어진 중간재·소비재 위주의 수출에서 탈피해 초격차 기술력을 가진 하이엔드제품으로 승부해야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이와 병행해 동남아·중동·유럽 등지로 시장 다변화를 꾀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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