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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 첫 준우승 김성현...자신감도 순위도 상승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저스틴 토머스가 경기 끝나고 내 경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하길래 나도 라이더컵 잘 치라고 말해줬다.” 김성현은 지난주 포티넷 챔피언십 마지막날 토머스와 한조가 되어 본인의 PGA투어 최고 성적인 단독 2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포티넷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이후 열리는 첫 경기다. 김성현은 페덱스컵 순위 8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고 지난 주 대회 출전 전까지 약 한 달 간 한국에 머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8개월만에 돌아온 한국은 김성현에게 최고의 휴가지였다. 그리웠던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먹고, 보고 싶었던 친구들을 만났다. 집이 바다 옆이라 장어도 먹고, 좋아하는 한우도 먹고 원없이 먹고 싶은 걸 먹었다. 아쉽게도 스폰서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에서는 예선 탈락했지만, 그 다음주 열린 포티넷 챔피언십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에서 건너와 바로 출전한 경기라 시차로 많이 힘들고 잠도 잘 안오는 상황이었는데 최고 성적을 냈다. 다행히 경기하는 내내 성적이 좋아 티타임을 늦게 받은 것이 컨디션 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현은 최근 지난해 가을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가져다 주었던 오딧세이 투볼 퍼터로 퍼터를 바꿨다. 퍼트가 잘 안되던 참에 좋은 기억이 있는 퍼터를 다시 잡아보자는 마음이었고 그게 적중했다. 이번 가을 시리즈 동안 계속 이 퍼터를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투어 2년 차인 김성현은 지난 시즌 이후 새로 멘탈 코칭을 받기 시작했다. 같이 쳤던 토머스에게도 느꼈던 점은 강인한 정신력이었다. 루키 1년 동안 외국인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했던 김성현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이해심이 좀 더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것이 경기 때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여유를 만들어주고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고 했다. 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라면 실력은 이미 검증됐고 그 주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상위권에 올라오는데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는 것 같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래서 김성현이 생각하는 건 조급하지 않고 나만의 시간으로 배우고 채워나가는 것이다. 이번에도 우승을 못해 아쉬웠지만 우승은 생각하지 않고 내 경기를 하고 내 전략에 집중하자는 마음만으로 플레이했더니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고 만족한다는 얘기였다.

이번 준우승으로 유리한 순위에 서게 된 김성현은 60위 이내로 가을시리즈를 마치고 내년 특급대회를 최대한 나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1타 싸움을 결정짓는 퍼팅과 아이언 게임을 더 보완시키기 위해서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아직도 경험이 부족하고 기술적으로도 모든 면에서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에 좋은 성적을 냈으니 스스로 더 자신감을 가지고 내 자신의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김성현. 결과에 조급하지 않겠다는 그 말의 무게에 더 신뢰가 간다. 그렇게 꾸준하게, 묵직하게 위를 향해 걸어가길 바란다.

[KLPGA 프로]

peop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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