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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게임] 北, ‘북측’에 발끈하더니…한국을 ‘괴뢰’로 불러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있었던 북한의 득점 장면과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2일 보도했다. 매체는 “경기는 우리나라 팀이 괴뢰팀을 4: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북한 선수단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북측’이라는 지칭에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가운데, 북한이 여자축구 남북 대결을 중계하면서 한국을 ‘괴뢰’로 표기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일 뉴스에서 지난 달 30일 치러진 항저우아시안게임 한국-북한 여자축구 8강전 경기 결과를 전하면서 이 같이 표기했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여자 축구 우리나라팀과 괴뢰팀 사이의 준준결승 경기가 9월30일에 진행됐다”고 했고, 화면에도 한국의 국가명 대신 ‘괴뢰’라는 글자가 표기됐다. 한국에 대해 '남조선'이라는 명칭을 썼던 북한이 '괴뢰'라고 표현한 것은 이례적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북한 팀에게 1대 4로 패배했다. 전반 10여분만에 지소연의 코너킥이 리혜경의 몸에 맞고 북한의 골망을 갈랐지만, 전반 20분 리학이 프리킥 찬스를 성공시키며 득점했다.

이후 한국은 전반 41분 손화연이 퇴장하면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에만 3골을 내줬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에 대해 일반적으로 ‘남조선’이라는 명칭을 썼으며, 한국을 ‘괴뢰’라고 명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 중 한국의 ‘북측’, ‘북한’ 표현에 대해 반발한 바 있는데, 이런 가운데 ‘괴뢰’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이다.

이와 별개로 북한은 최근 각종 연설과 담화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을 가끔씩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더 이상 한 민족이 아닌 별개의 국가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북한의 리유일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9일 여자 농구 남북 대결에서 패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북한’이라고 부르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DPRK다.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DPRK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의 영어 약자다.

다음 날인 30일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 리유일 감독은 8강전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진의 질문 중 ‘북측’이라는 표현을 듣자 “북측이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시정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이해 했나?”라고 질문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9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한국을 찾은 김정훈 북한 축구 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의 정식 명칭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축구팀”이라며 “정확한 표현으로 축구팀에 대한 질문을 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 2018년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미국 정부가 발급해준 면세 카드에 ‘북한’(North Korea)이라고 적힌 것을 외교 문제로 삼은 적도 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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