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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론] 공매도 금지

공매도를 금지하면 주가가 오를까? 주식의 공매도는 주식을 미리 매도하여 현재 가격으로 돈을 받고, 나중에 빌린 주식을 상환하여 주가 하락시 이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주가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여론이 악화되고,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되던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글로벌투자은행에서 장기간 해왔다는 사실이 적발되자, 금융당국은 2023년 11월 6일부터 2024년 6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시켰다.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 11월 6일 코스피 지수는 2502.27을 기록하였으나 11월 17일 2469.85로 소폭 하락하였다. 같은 기간 미국의 S&P500 지수가 4365.98에서 4514.02로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보기 위해 움직이지만 부정한 기업을 찾아 시장에서 퇴출시킴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하는 긍정적 역할도 한다. 저렴한 커피와 모바일 주문으로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민 루이싱커피는 2019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여 2020년 1월에는 약 12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그런데 헤지펀드 머디워터스는 매장 cctv와 포장봉투, 영수증까지 전부 분석하여 매출 뻥튀기를 통한 분식회계를 밝혀내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이후 루이싱커피는 2020년 6월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한편, 공매도 투자 기업인 힌덴버그 리서치는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니콜라의 부정을 밝혀냈다. 니콜라는 수소트럭으로 투자자를 유치하여 한때 포드보다 큰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그런데 힌덴버그 리서치가 2020년에 밝힌 바에 따르면 니콜라가 홍보용으로 썼던 수소트럭 주행 영상은 내리막길에서 차를 굴린 속임수였다. 이처럼 공매도는 기업의 부정행위를 밝혀 시장을 보호한다. 또한 기관, 외국인 투자자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롱과 숏을 동시에 매입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공매도를 금지하면 그만큼 매입도 줄어들고 유동성이 감소하게 되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공매도를 무작정 금지하는 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MSCI 지수는 국가별로 주식시장의 발전 단계에 따라 선진시장, 신흥시장 등으로 나누는데, 한국시장은 줄곧 선진시장 승격을 노려왔다.

그런데 공매도의 전면 금지는 한국시장의 MSCI 선진시장 지수편입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공매도 금지로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반등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끼치기는 어렵다. 당국에서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 담보비율을 통일하는 등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제도 개선을 준비한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개인이 공매도를 쉽게 할 수 있다고 하여도 공매도는 무한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제도개선만으로는 개인투자자 보호에 미흡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어 세계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무차입 불법 공매도 등을 막을 수 있는 대책도 세워야 한다. 아울러 근본적으로는 공매도 일반에 주가 저평가의 화살을 돌릴 것이 아니라 코리아디스카운트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 개선함으로써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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