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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김포시 편입 논란과 서울대도시권 공간구조 효율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관련 논란이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짧은 기간에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부정적인 여론조사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또 최근에는 김포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이번 논란은 다른 인접시들의 확대 편입을 넘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지역균형발전 그리고 지방 메가시티 전략에 대한 논의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지난 화요일엔 고양시장이 김포시, 구리시에 이어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서 서울시장과 면담이 진행돼 이번 논란이 선거용 휘발성 이슈로 지나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왜 이런 서울시 인접시들의 편입 논란이 철 지나 시작됐을까. 우리도 개발도상국이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후 경제성장이 이뤄진 세계 대도시들의 경우 성장 과정에서 행정구역 개편을 통한 도시권 확대가 병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의 도쿄시가 확대돼 현재 1400만 인구를 담게 된 도쿄도와 1990년대 푸둥지구 편입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행정구역을 확대해 현재 2500만 인구를 담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서울대도시권의 경우 이미 물리적으로 연결된 도시권은 남하해 화성동탄신도시를 넘어섰는데 인구축소기가 시작된 시점에서야 인접시들의 서울시 편입 논란이 촉발됐다.

이는 거슬러올라가 경제발전기였던 1970년대 그린벨트 정책에 기인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서울을 포함한 국내 대도시의 물리적 성장을 통제하고 도시의 연담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그린벨트를 핵심적인 대도시관리 정책으로 전격 수용했다.

하지만 물리적인 그린벨트를 둘러친다고 서울시를 비롯한 국내 대도시들의 도시성장을 통제할 수 없었다. 1990년 전후 서울시에서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 급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정권 유지에 빨간불이 켜진 노태우 정부는 200만호 주택 공급이라는 충격요법을 선택했다. 그 대표주자로 추진된 사업이 5개의 1기 신도시들이다. 1기 신도시들의 입지는 당시 성역에 가까운 그린벨트 내 가용지는 고려조차 못하고, 자족적인 신도시 건설이라는 포장지에 싸여져 그린벨트를 넘어선 개구리 뜀뛰기식의 위성도시 개발로 이어졌다.

이후 서울대도시권의 성장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수많은 택지 개발과 함께 경부 축을 따라 남쪽으로 흘러나갔다.

2000년대 중반 노무현 정부는 주택 가격 폭등을 잠재우기 위한 공급 대책으로 2기 신도시 개발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기존 1기 신도시보다 더 외곽에 그 입지가 선택됐다. 대표적으로 모도시인 서울시와의 공간적 이격이 자족성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착각으로 기존 택지개발지구들보다 더 외곽에 화성동탄신도시를 조성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김포한강 신도시도 2기 신도시 중 하나다. 김포한강신도시를 포함한 다수의 2기 신도시들은 초기 건설기간 시장침체기를 거치면서 그리 속도를 내지 못했다.

주택시장 하향 안정기를 구가한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보금자리주택이라는 공공임대에서 확대된 공공분양을 포함하는 주택 공급 대안을 선택했다. 또한 그 입지를 성역시돼온 서울시 그린벨트 내 가용지를 과감히 선택했다. 결과는 노무현 정부에서 목마르게 원했던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향 안정화를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만들어냈다.

이후 통근권 및 생활권은 서울시인데도 행정구역은 경기도인 과천시나 하남시 같은 그동안 연담화되지 않았던 경계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택지 개발로 채워지고, 생활권이 서울시와 연결된 주민이 입주하면서 불만이 고조돼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화성동탄신도시 대신 지금의 하남교산신도시나 위례신도시로 먼저 개발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결국 자족적인 신도시를 달성하고자 하는 수단의 하나로 모도시인 서울시와 거리상 이격을 시도했던 2기 신도시 대부분이 서울과의 교통연결성 부족으로 인한 주민의 고통이 심각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결국 GTX 건설과 서울시 지하철인 5호선 연장과 같은 서울시로의 대중교통 연결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돼왔다.

불행하게도 서울대도시권의 통근시간은 OECD 국가 중 가장 긴, 출퇴근 합쳐 평균 2시간을 넘어선다. 이는 국내 신도시들에 대한 비합리적인 자족성 요구가 모도시인 서울시와의 입지적 이격으로 이어져 빚어낸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경제적인 활동권역인 대도시권 내의 하부 행정구역들은 독립적이거나 자족적일 수 없다. 결국 대도시권내에 내재된 위계적인 중심성 구조를 수용하고 이를 담아내는 교통 체계와 중심도시에 가까울수록 주거 밀도가 높아지는 토지 이용구조로 개선하는 것이 조만간 닥쳐올 서울대도시권의 인구축소기를 위한 필수적인 준비작업이다.

이번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으로 시작된 화두가 여러 인접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을 넘어 인구축소기를 준비해야 하는 서울대도시권의 공간구조 효율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도시권 내 행정 주체들의 협력 체계를 구성하는 성과까지 이어지기를 꿈꿔본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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