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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HMM 새주인, 한국 해운 글로벌 경쟁력 높이는 계기로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 하림이라는 새 주인을 맞게 됐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주식 약 3억9879만주(57.9%)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을 낙점했다. 경쟁사인 동원그룹(6조2000억원) 보다 인수 가격을 2000억원 이상 높게 써낸 것이 결정적 승인이었다. 한진해운이 2016년 말 문을 닫으면서 이제 글로벌 톱10에 드는 한국 해운사는 HMM이 유일하다. 대한민국 대표 해운업체의 키를 쥔 하림의 책무가 막중해졌다.

HMM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2016년 채권단 관리로 전환된 이후 7년여만이다. HMM 전신인 현대상선은 2010년대 해운업 장기침체를 맞아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2013년 말 6조8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받고 산업은행 관리를 받아왔다. 당시 해운업계에서는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2016년 말 파산하자, 유일한 대형 컨테이너 선사인 현대상선은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해진공을 세워 현대상선의 초대형 선박 20척 발주를 지원했다. 초대형선은 단위당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선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 결과 HMM은 2020년 9년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때맞춰 코로나 팬데믹때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펴면서 해운 물동량이 급증한 데 힘입어 2021년과 작년 각각 7조4000억원과 1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금은 세계 컨테이너 선사 순위 8위까지 점프했다.

닭고기 브랜드로 잘 알려진 하림은 2015년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한데 이어 국내 유일의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HMM까지 품에 안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재계순위는 27위에서 13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그러나 HMM의 새주인을 맡는다는 것은 일개 그룹의 도약대라는 의미를 뛰어넘는 사명감을 부여 받는다. 삼면이 바다여서 사실상 섬나라인 한국은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바다를 통해 운송한다. 바닷길의 주권을 해외에 빼앗기면 우리 무역, 나아가 경제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과 같다. 일본은 조선업은 포기하더라도 해운은 계속 유지·발전시키고 있고, 영국도 해운에 대한 지원은 예외적으로 지속하고 있는 이유다.

세계 8위 라지만 HMM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에 그친다. 이제 주인있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만큼 글로벌 경쟁력 높이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세계 5위 도약’이라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다짐은 대(對)국민약속처럼 이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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