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통 기름이 ‘착한 기름’으로 불리는 올리브유처럼 주목받고 있다. 우리 전통 기름으로는 들기름과 참기름, 그리고 땅콩기름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이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뤄져 있어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김민영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연구사는 “들기름에는 오메가 3계열인 알파-리놀렌산이 60% 이상 들어 있다”며 “이는 최근 건강 오일로 많이 사용하는 올리브유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만성질환 예방 효과를 위해 하루에 들기름 3g(밥 숟가락 기준 반 스푼) 섭취가 권장된다. 들기름에는 알파-리놀렌산이 식물성 기름 가운데 가장 많이 들어있다.

참기름은 들기름보다 오메가 3지방산이 적지만, 오메가 6계열인 리놀레산이 40%, 오메가 9계열의 올레산이 40%가량 골고루 들어있다. 특히 리그난(lignan) 성분이 많다.

김민영 연구사는 “항산화물질이 다량 들어간 기름은 많지 않은데, 참기름에는 항산화물질인 리그난이 풍부하다”며 “들기름보다 저장성이 좋은 이유도 항산화물질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그난은 노화 지연이나 인지 개선 기능 등의 효과가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땅콩기름은 들기름과 참기름보다 관련 정보나 사용량이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각종 기능성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다. 땅콩기름은 식물성 기름 가운데 오메가 9계열인 올레산이 약 60% 들어있다. 올레산은 우리 몸에서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줄이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 참기름과 들기름과 달리 발연점이 높아 튀김 등 고온 조리가 가능하다.

기능성을 높인 신품종도 보급되고 있다. 참깨의 경우 리그난이 기존보다 4배 이상 많은 ‘밀양 74호’ 품종이 개발됐다. 땅콩 신품종인 ‘해올’은 올레산 함량이 올리브유와 비슷한 83%로, 기존 품종보다 높다.

김 연구사는 “땅콩기름 신품종들은 올리브유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조성을 가지고 있어 풍미나 향미가 좋다”며 “올리브유를 넣는 샐러드 드레싱이나 감바스 등의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들기름을 넣은 메밀면 샐러드

들기름은 서양 음식과 잘 어울린다. 냉파스타 등 온도를 많이 높이지 않는 요리에 사용하면 좋다. 최근에는 들기름을 넣은 메밀면 등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트렌디한 음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참기름은 ‘참깨 페스토(pesto)’ 형태로 만들어 빵에 발라먹을 수 있다. 페스토는 마늘, 잣, 소금, 바질, 치즈를 갈아서 올리브유와 섞은 이탈리아 소스로, 올리브유 대신 참기름을 넣고 아몬드, 바질 등과 섞어도 된다.

육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