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지주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2024년 유통가 화두는 혁신과 신성장 동력 발굴이다. 내수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기 대응 전략이 각 기업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점에 따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끊임없이 혁신한다면 올해도 풍성한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 생존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 회장은 AI 트랜스포메이션((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을 위한 사업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도록 사업 구조도 과감히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쇼핑은 데이터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Ocado)의 스마트 플랫폼이 적용된 부산의 고객풀필먼스센터(CFC)가 대표적이다. 부산CFC에서는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배차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ONE LESS CLICK’(한 클릭의 격차)’을 주문했다. 그는 “최근 리테일 업계 전반의 지각 변동과 관련해 쇼핑할 때 생긴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의 패턴을 바꿨다”고 진단하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기존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전부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사 이기주의와 불필요한 업무 중복 등이 대표적인 ‘ONE LESS CLICK’의 대상”이라며 “고객가치 실현과 신세계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궁극의 목표만 남기고 모두 덜어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20일과 28일 두 차례 신세계 전략회의를 주재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와 혁신” 등을 주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현대백화점 제공]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신년 메시지에서 “성장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으로 미래를 구상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고, 더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계열사별 사업 환경과 역량, 자원에 매몰된 통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규정한 성장 메커니즘은 ‘창발적으로 일하는 환경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폭넓은 구상을 통한 새로운 성장 기회의 창출과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한 혁신이 지속되는 체계’다.

정 회장은 “고객과 고객사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협력사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협력의 조건은 까다롭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 간 협력은 물론 다양한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