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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내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침묵을 깬 15인의 작가들(미셸 필게이트 외 14인 지음·이윤실 옮김, 문학동네)=2017년 미셸 필게이트가 발표한 에세이가 이 책의 시작이었다. 계부의 폭력과 이를 묵인한 엄마. 필게이트는 엄마의 진실을 말할 수 없다고 느낀 모든 이에게 등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자신의 상처를 글로 고백했다. 서로가 더 잘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실은 어머니를 위해 쓴 글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글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져 나갔다. 이는 필게이트와 함께 14명의 작가가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침묵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침내 꺼내들게 만들었다. 여성에게 부여된 ‘모성 신화’에 가려져 세상에서 가장 꺼내기 어려운 엄마에 대한 열다섯 가지 마음이 모였다. 개인적이고 진심 어린 이야기 사이에서 엄마와 벌어진 틈을 좁히려는 작가들의 치열한 노력이 묻어난다.

▶삶의 문제를 산뜻하게 풀어주는 해법 철학(워드 판즈워스 지음·강경이 옮김, 윌북)=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를 비롯해 다수의 실리콘밸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스토아주의자다. 이들은 스토아철학을 경전처럼 여기며 스토아철학이 강조하는 절제된 생활을 실천한다. 스토아철학은 “왜 당신은 타인의 삶을 보고 내 삶을 불행하다고 느끼는가”를 묻는 철학이다. 남들과의 비교, 삶의 역경, 불안과 후회, 걱정을 다루는 모든 근본을 내면에서 찾는다. 실존주의자 쇼펜하우어의 말 속에도 스토아적인 이야기가 등장하고, 몽테뉴 역시 부분적으로 스토아철학을 계승했다. 애덤 스미스 또한 그의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상당 부분 스토아철학을 언급하며 그 가치를 이야기한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법학대학원 교수인 워드 판즈워스는 고대 철학자부터 현대 철학자까지, 스토아철학이 관통하는 본질을 짚어내는 12가지 키워드를 골라 스토아철학이 삶에 다가가는 가장 정확한 방법을 제시한다.

▶오십 너머,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핀다(파파홍 지음, 한스미디어)=50세 이상 중년들이 ‘인생 후반전’을 앞두고 ‘사는 게 무의미하고 공허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사회적으로 잘 자리잡았고, 아이들도 얼추 다 키운 이들이 왜 갑자기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걸까. 마흔을 앞두고 무작정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 50세 이후 성공한 유튜버로 바쁜 인생 후반전을 치르고 있는 저자는 저서를 통해 질풍노도(?)의 중년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왜 갑자기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끼는지, 그리고 진짜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되니 걱정말라며 중년들을 다독인다. 하지만 어설픈 낙관이 불행한 노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중년의 인간관계는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등 예리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색해지는 자녀와의 관계 재정립과 황혼을 함께 맞이하는 배우자 관계에 대한 조언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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