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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작보다 더 커진 스케일 ‘외계+인’ 2부 볼거리 터진다
최동훈 감독, 2년간 절치부심 설욕전 예고
화려한 액션·CG 바탕 캐릭터 살린 연출
후속편 진입 장벽 우려에도 기대감 커져
화려한 볼거리로 승부수를 던진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 류준열(위쪽부터), 김태리, 김우빈.

흥행에 실패한 영화의 속편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 2부가 이같은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2022년 개봉한 ‘외계+인’ 1부는 최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겨우 154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치면서 최 감독에게 사실상 첫 고배를 안겼다. 제작비 360억원, 손익분기점 관객 73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관객 수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앞서 최 감독은 ‘타짜’, ‘전우치’ 등으로 연이어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도둑들’과 ‘암살’로 천만 신화를 쓴 바 있다.

최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절치부심해서 돌아왔다. 딱 1년 반 만이다. 2부는 1부에서 소개된 독특한 세계관과 여러 캐릭터의 설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풀리지 않았던 미스터리를 풀어낸다.

사건의 중심엔 신검이 있다. 지구의 멸망을 막으려는 이안(김태리 분)과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외계인에겐 신검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와 현재 인물들은 각기 다른 동기를 가진 채 시간을 초월한 신검 쟁탈전에 나선다. 동시에 지구의 운명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다.

영화는 1부 때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했다. 다만 스케일이 1부 때보다 훨씬 커졌다. 사실감 높은 컴퓨터 그래픽(CG)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배우들이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한다. 여기에 화려한 사운드를 입혀 관객들을 압도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툭툭 던지는 유머는 영화에 즐거움을 더해준다.

1부에 비해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주는 혼란도 크게 줄였다. 런닝타임 역시 1부보다 20분 짧아져 관객들의 부담을 덜었다. 무엇보다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들을 위해 영화 초반 1부의 줄거리를 자연스럽게 설명해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는 1부의 흥행 참패 이후 편집 방향을 두고 고심한 최 감독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 감독은 1부가 개봉된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 최 감독은 수십 개 버전의 2부 편집본 제작할 정도로 편집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1부가 끝난 뒤 되게 힘들었다. 그래서 사람들한테 왜 이렇게 됐을까 많이 물어보고 고민했는데 해답을 찾기 어려웠다”며 “2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각각의 캐릭터의 고유성과 서사를 살려주는 최 감독만의 연출법도 이번 작품에서 돋보인다. 주인공 이안과 무륵(류준열 분)은 물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두 신선 청운(조우진 분)과 흑설(염정아 분), 썬더(김우빈 분), 무륵이 거느리는 고양이 캐릭터 우왕이(신정근 분)와 좌왕이(이시훈 분),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 분), 관세청 조사관 민개인(이하늬 분) 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탄탄한 조화로 영화가 풍성해졌다. 캐릭터들의 특성을 살리면서 조화까지 이루는 최 감독의 연출 방식은 전작인 ‘타짜’, ‘도둑들’, ‘암살’ 등에서도 힘을 발휘한 바 있다.

최 감독은 “1부가 판타지와 SF 장르가 강한 영화였다면 2부는 등장 인물들이 엮이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성 짙은 액션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화려한 액션과 코미디가 작품의 주를 이루면서도 인연에 대한 심오한 메시지도 잔잔하게 전달한다. 각기 다른 배경의 캐릭터들이 각자 다른 동기로 움직이지만, 알고 보면 과거의 인연이 다시 현재 인연으로 연결되고, 그 인연들이 모여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인연론이 서사의 밑바탕에 깔렸다.

배우 조우진은 “‘외계+인’은 시간과 인연에 대한 영화”라며 “지난 시간과 인연, 그리고 다가오지 않은 시간과 인연이 주는 벅찬 감동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영화가 후속편인 만큼 1부를 보지 않은 관객들의 진입 장벽이 높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외계인들이 몰래 인간의 뇌 속에 죄수를 가둔다는 설정만 알고 가면 큰 무리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개봉. 122분. 12세 관람가.

이현정 기자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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