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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CES 그리고 미국 시장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 CES2024가 폐막했지만 현장에서 느꼈던 참가기업·바이어·참관객들의 열기는 아직 가시지 않고 남아있는 듯하다.

‘모든 기술과 산업들이 모여 전세계 주요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자’라는 의미의 ‘올 투게터,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CES는 포츈500대 기업 중 약 60%가 참가하고, 전 세계에서 4300개 이상 기업이 전시자로 참가했다. 특히 스타트업들을 위한 유레카 전시관(Eureka Park)에는 1400개가 넘는 글로벌 스타트업이 참가하는 등 팬데믹 이전의 CES 규모로 회복했다는 평가다.

올해 CES에는 약 780여개의 한국 기업들이 참가 기업 명단에 올랐다. 그 중 60%에 가까운 443개사는 통합한국관으로 참가했다. 기업이나 제품 브랜드가 약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활용해 한 자리에 전시관을 차렸다.

우리 경쟁 상대로 평가되는 일본·대만·이스라엘도 국가관을 구성했고 프랑스·네덜란드 등의 선진국 기업들 상당수도 국가관으로 참가했다. 올해 우리나라 참가기업의 40% 이상이 한국관이 아닌 독자적인 전시 공간으로 참가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통합한국관이 확대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CES 혁신상은 코트라에서 지원한 60개사를 포함해 한국 기업 중 총 143개사가 수상했다. 혁신상을 수상한 전세계 참가사 가운데 우리 기업 비중이 46%에 달하는 등 K-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도 통합한국관을 찾아와 혁신상을 수상한 AI(인공지능) 기반 사운드 생성, 그리고 전자의수 등 주요 제품과 기술에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

CES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베를린의 IFA와 더불어 세계 3대 IT·전자전시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갈수록 참가기업들과 참관인들의 수가 더 늘어가고 있다. 이번 CES의 전체 참가기업 수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 수도 2023년 565개사에서 올해 780여 개사로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괜찮을 것일까.

2023년 12월말 기준 미국이 20년 6개월 만에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 다시 등극했다. 곧 발표될 공식 무역통계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수출 비중 역시 중국과 미국의 격차가 6.7%에서 1.4%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미·중 패권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을 종합해 볼 때 글로벌 비즈니스환경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에서 개최되는 첨단 혁신기술 전시회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될 예정인 CES2025에는 더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미국시장의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변화의 폭은 대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기존 계획보다 좀 더 앞당기는 게 현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근형 코트라 LA무역관 관장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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