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가 3월 10일 오후 7시 10분에는 우리가 동물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를 묻는 ‘공존 혹은 공멸 인간과 푸바오의 레퓨지아’편을 방송한다. 장이권 교수와 함께 멸종위기종들이 처한 현실과 멸종을 막을 다양한 방법에 대해 함께 살펴본다.
대한민국에 ‘판다 붐’을 일으킨 대왕판다 ‘푸바오’가 오는 4월 3일 중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푸바오는 우리에게 단순히 즐거움만을 준 것이 아니라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을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해냈는데...
-동물들의 마지막 피난처, 레퓨지아(Refugia)
지구 역사에서 일어났던 다섯 차례의 대멸종. 현재 우리는 여섯 번째 대멸종 시대를 맞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이전과는 달리 ‘인간’으로 인해 비롯된 불행이라는 점. 장 교수는 멸종을 막을 방법으로 기후 변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서 동식물이 멸종하지 않고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서식지, 레퓨지아(refugia)를 제시한다.
수백만 년 전 중국 전역과 베트남 등에서 서식하던 대왕판다는 원래 잡식동물이었지만 빙하기에 먹이와 서식지가 급격히 감소하자 대나무를 먹는 초식동물로 변모했고, 현재 중국 쓰촨성의 서식지로 이주를 해 멸종을 면하고 오늘날까지 생존을 하고 있다. 대나무 숲이 그들에겐 레퓨지아였던 셈.
-대왕판다와 코알라 엇갈린 운명
판다 같은 멸종위기종들을 분류하고 관심을 갖게 된 건 불과 50여 년 전. 세계 최대 규모 환경 국제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행(IUCN)은 야생종의 멸종 방지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적색목록(Red List)를 발표하고 있으며, 현재 4만 4천 종, 전체 생물의 약 28%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왕판다는 2016년 ‘위기’에서 ‘취약’으로 멸종위기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다. 어떻게 멸종 위험성이 줄어든 걸까?
장 교수는 멸종위기종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인간의 ‘관심’이라고 이야기한다. 대왕판다는 딱딱한 대나무를 먹기 위해 턱 골격이 커지고 저작근육이 발달해 동글동글한 귀여운 외모를 갖게 됐다는 것.
이러한 판다와 비슷한 조건을 가진 또 다른 멸종위기 동물은 바로 코알라. 현재 코알라의 멸종위기 등급은 ‘취약’으로, 과거 코알라 모피를 얻기 위한 인간의 무자비한 살생으로 개체수가 급감하자 호주 정부는 적극적인 보전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심각한 기후변화로 호주에 대형 산불이 빈번해지며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레퓨지아, 어떻게 찾을까?
대왕판다나 코알라처럼 멸종위기종이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는커녕 우리나라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동물도 있다. 바로 고라니. 고라니는 중국 동부와 한반도에만 살고 있는 멸종위기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천적과 경쟁종이 거의 없어 유해조수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많다.
이에 개그맨 유민상 씨는 중국의 ‘판다 외교’처럼 ‘고라니 외교’를 하면 안 되냐 제안하자 장 교수는 고라니는 판다처럼 ‘카리스마 동물’이 아니라 아쉽게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고라니는 이동성이 좋은 동물로 더 좋은 서식지가 있다면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 하지만 이동이 제한적인 동물들은 인간이 ‘레퓨지아’를 찾아 인위적으로 옮겨 주어야 한다.
장 교수는 레퓨지아를 찾기 위해서는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이 먼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환경 변화에 민감해 지표종 역할을 하는 양서류의 서식지를 보전하고 연구해 이곳을 레퓨지아로 만들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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