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수상 경력에 ‘부각’…‘안티 듄’도 생겨
영화 개봉 맞춰 듄의 세계·허버트 단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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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듄 파트 2’(이하 ‘듄 2’)는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듄 2’의 전세계 수익은 3억6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초다. 국내에서도 전편보다 빠른 속도로 100만 명을 동원했다.
‘듄’ 시리즈는 먼 미래인 10191년에 벌어지는 스파이스 전쟁을 그린다. 인간에게 예지력을 선사하는 강력한 천연 향신료인 멜란지의 생산과 유통을 두고 황제의 통치를 받는 가문들이 전쟁을 벌이는 것.
자칫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영화는 다양한 사건들이 얽히면서 복합적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단순히 전쟁의 승리를 보여주기보단 제정 일치 상황에서 유일한 구세주로 등극한 메시아에 대한 경고를 던진다. 그 과정에서 철학·인종·종교·정치·문화·역사 등 묵직한 주제를 모두 아우른다.
천재 감독이라고 불리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스펙타클한 연출과 티모시 샬라메를 비롯한 톱스타들의 호연이 관객들을 압도하지만, 이 영화의 강력한 무기는 무엇보다 바로 스토리의 힘이다.
영화는 미국의 프랭크 허버트 작가가 1965년부터 1985년까지 20년 간 출간한 소설 시리즈 ‘듄’을 원작으로 했다. ‘듄’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Science Fiction) 소설로, 수십 년간 드라마, 영화, 컴퓨터 게임, 보드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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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출신의 전직 해군이자 기자 출신인 작가 허버트는 ‘듄’을 구상하고 출판하는 데 약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생태학과 유전학의 최신 흐름과 함께 보츠나와의 산족과 로마 황제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등 방대한 지식과 데이터를 모으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우연한 기회로 사막의 생태와 역사에 빠져든 허버트는 인간 사회에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메시아적 격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사막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대입시켰다. 이것이 바로 ‘듄’의 모태다.
다만 ‘듄’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되진 못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허버트가 ‘듄’의 원고를 들고 여러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12곳이 넘는 출판사로부터 거절을 당했다. 결국 소설은 자동차 수리 안내서를 주로 취급하던 칠튼 북스에서 겨우 출판될 수 있었다.
다행히 동료 작가들과 SF소설 팬들이 ‘듄’의 진가를 알아보면서 소설은 여러 곳에서 상을 받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듄’의 인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안티 ‘듄’의 작가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J. R. R. 톨킨이다. 톨킨은 ‘듄’을 몸서리치게 싫어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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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톰 허들스턴이 쓴 책 ‘듄의 세계’는 허버트가 ‘듄’을 만나기까지 겪었던 기나긴 여정을 설명해준다. 프레맨, 스파이스 , 아트레이데스, 하코넨 등 ‘듄’의 핵심 용어 12개를 중심으로 ‘듄’의 기원을 찾아 나선다. 저자는 허버트의 인터뷰나 관련 도서를 살피는 동시에 일반 대중 독자들이 잘 모르는, 유명 작품과 엮인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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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의 세계’가 ‘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해설집이라면, 허버트의 단편 걸작선은 ‘듀니버스(듄+유니버스)’ 세계관의 주요 설정이 된 작품들을 모아 논 책이다.
우주 첩보물 ‘건초 더미 작전’(1959)은 ‘듄’에서 권력의 흐름을 조종하는 조직인 베네 게세리트의 원형 ‘네이시아인’ 여성들을 다룬다.
‘사이의 사제’(1960)에선 메시아와 광신자 등 ‘듄’에 등장하는 설정의 원형들을 만나볼 수 있다.
‘듄’ 시리즈의 유일한 단편이자 듄의 행성 '아라키스'의 안내서를 담은 ‘듄으로 가는 길’도 수록돼 있다.
‘듄’ 시리즈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0만 권 이상 판매됐다.
re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