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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脫중국 기업 유치 한국 절호의 기회’라는 암참 보고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 800여사가 가입한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이 미·중 갈등에 따른 기업의 탈중국이 한국엔 절호의 기회라며 과도한 규제를 풀어 이들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정부에 정책 제언을 한 적은 있지만 각종 데이터와 분석 내용을 담아 보고서 형식으로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암참이 내놓은 보고서에서 눈길 끄는 대목은 코로나 19 봉쇄와 미·중 갈등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는데 한국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회원사를 상대로 ‘아태 본부를 두고 싶은 국가’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2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전력·IT인프라 등이 뛰어나 선호도가 높다는 얘기다. 다만 한국만의 과도한 규제 때문에 선뜻 기업들이 발을 들이지 못한다는 게 암참의 분석이다. 일본 싱가포르와 비교해 무거운 형의 중대재해처벌법이나 낮은 노동 유연성, 주52시간 제도 등이 외국 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채용·해고 유연성과 근로시간 규제 등을 비교한 국가별 노동정책 및 유연성 평가에서 한국은 141국 중 97위로, 경쟁국 싱가포르(1위), 일본(11위), 홍콩(19위) 대비 크게 뒤처진다. 노동 경직성이 국내 기업 뿐 아니라 외국 기업에게도 큰 벽이라는 뜻이다.

‘차이나 엑소더스’의 가장 큰 수혜자인 싱가포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시아 본부를 둔 기업에겐 법인세를 5~10%수준으로 깍아주고 있다. 24%인 한국과 차이가 크다. 경영상황에 따라 인력을 채용하거나 해고하는 것도 쉽다. 싱가포르에 아태 본부를 둔 기업이 5000개에 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100개도 안된다. 일본도 중국을 떠난 자본 유입으로 연일 주가가 날아오르고 있다. 기회가 왔는데 준비가 안돼 우리만 빈손이다.

글로벌 기업과 아태본부 유치 효과는 막대하다. 기업이 들어온다는 것은 투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는 경제 성장을 위한 생산력과 자본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고 국내 기업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특히 첨단 기업 유치는 파급력이 크다. 일자리는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마침 싱가포르도 높은 물가와 인건비 등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에게 마지막 기회’의 창이 열린 건지도 모른다. 국내 기업의 한정된 투자만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하다. 더구나 인구절벽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은 피할 수 없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한국만의 과도한 규제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규제혁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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