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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해외직구, 국민 안전·소비자 편의 접점 찾는 게 급선무

정부가 국가인증통합마크(KC)를 받지 않은 유모차와 장난감, 온수매트 등에 대한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했다가 사흘만에 철회했다. KC가 없는 80개 품목의 직구를 아예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소비자 반발이 거세자 없던 일로 한 것이다. 당초 정부가 내놓은 ‘해외 직구’ 대책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해외 직구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나온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정책으로 혼란만 부추긴 셈이 됐다

정부의 당초 해외 직구 금지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전자상거래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통관 물량은 1억 3144만건, 올해 1분기 통관 물량만 약 4133만건이다. 하루 46만건 수준인데 KC 미인증 제품을 일일이 걸러낸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탁상행정이란 말이 나온다. 소비자 반발을 예상치 못했다는 것도 답답하다. 해외 직구는 지난해 6조 8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개인통관고유부호 누적 발급건수도 2400만건에 달한다. 정식 수입품보다 20%넘게 저렴해 소비자 선호가 높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은 국내보다 60~70%이상 싸다. 중국계 플랫폼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다. 소비자 편익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런 현실적 이점을 도외시하다보니 소비자 반발이 커진 것이다.

그렇긴 해도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또한 큰 게 사실이다. 해외 직구로 들어온 중국산 어린이용품과 각종 장신구에서 기준치의 수천· 수백 배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에 어린이용 제품과 전기·생활용품, 생활화학제품 등 80개 품목에 대해 위해성 조사를 하고 여기서 위해성이 확인되면 직구를 금지하는 식으로 물러나면서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위해제품을 걸러내는 것은 정부가 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직구 제품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안전 기준을 적용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위해성 검사 강화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애초 문제로 제기된 국내 상공인들과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도 정교하게 손봐야 한다,

이 일로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또 한번 금이 갔다. 신중하게 결정하고 일관되게 추진돼야 할 정책이 최근에는 뚝딱 만들어지고 폐기되는 일이 빈번하다.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도 문제지만 정책이 오락가락 하면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커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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