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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란 보복공격 임박...유가·물가 영향 비상 대책 긴요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유력시되면서 12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3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64달러(3.3%)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80.06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22달러(4.2%) 상승했다. 최근들어 국제유가는 미국 경기침체 전망에 내리고 중동전 확대 우려에 급등하는 양상이 거듭되고 있다. 한국 경제엔 이중의 리스크다. 우리로선 하반기 내수진작이 목표 성장률 달성에 관건인데, 중동 긴장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려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테헤란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고 헤즈볼라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살해하면서 가자지구 전쟁이 곧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위기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선 이란과 헤즈볼라의 보복공격이 수일 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양국 정부와 언론을 통해 잇따랐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이날 “이란 혹은 그들의 대리인이 며칠 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미 폭스뉴스는 보복공격 시점이 24시간 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오는 15일 예정된 가자지구 휴전협상 전으로 대비하고 있다는 또다른 매체 보도도 나왔다.

군사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미 국방부는 F-35 전투기가 포함된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에 이어 유도미사일 잠수함을 중동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란과 헤즈볼라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군 경계태세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헤즈볼라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를 향해 로켓 수십발을 쐈으며 이스라엘군도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유가 급등은 이처럼 한층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를 반영했지만, 그 중에서도 미국의 병력 증강 배치가 실제 전쟁 임박으로 받아들여진 탓이 크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후퇴 우려가 중동 갈등 변수를 짓누른 지난주 초엔 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대 초반으로 급락했다가 이란의 보복공격이 임박하자 유가는 다시 급반등했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엔 미국발 경기침체도 큰 걱정이지만,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물류 대란도 치명적 악재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가 상승해 민생은 더 힘들어지고 소비와 지출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해외건설 수주로 맞은 ‘제2 중동붐’ 기대도 꺾일 수 있다. 교민 안전과 국가 안보는 물론이고, 유가·물가 상승을 비롯한 중동발 경제 리스크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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