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16일 오후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이 마감된다. 이번 모집은 전공의 지원자 수가 부족하자 정부 차원에서 추가로 지원을 받는 것이다. 다만 의료계에선 추가 모집 기간을 통해 지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들은 이날 오후 5시에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상급년차(2~4년차) 레지던트와 인턴의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1년차 레지던트 접수는 지난 14일 마감됐다.

이번 추가 모집은 지난번 전공의 모집의 지원율이 저조해 추가로 시행됐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이미 지난달 31일 마감됐지만 당시 지원율은 모집 대상(7645명)의 1.4%(104명)에 그쳤다. 정부는 수련 복귀 의사가 있었지만 짧은 신청 기간과 주변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모집 기간을 연장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병원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 등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그러나 의료계 안팎에선 이같은 추가 모집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서울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한 전공의는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나온 이유는 의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로 명확한데, 이에 대한 정부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 지난번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지 않은 사람들이 바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에 남아서 근무하는 전공의나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신상 털기’와 압박이 계속되는 것도 지원율이 저조한 원인이다.

최근 집단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전임의(펠로)를 ‘감사한 의사’라고 조롱하며 이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한 게시글이 등장하자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한 의사가 복도를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복지부는 지난 14일 “현재까지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일단 모집 상황을 지켜본 후에 (추가) 대책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련병원들은 연장 모집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줄어든 진료·수술 건수에 맞춰 병원 체제를 적응시킬 방안과 전공의 공백을 메꿀 인력 충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없는 병원’에 대비하고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진료지원(PA) 간호사와 같은 인력 확충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법 제정 등 제도화를 통해 상급 종합병원이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교육 상황을 점검하는 연석 청문회가 열린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는 국회 본관에서 교육부 장·차관과 복지부 장·차관,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등 5명을 증인으로 불러 증원 과정의 적정성과 정부·대학의 증원 대책을 살핀다.

참고인으로는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등 13명을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