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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치니를 노래하려고 태어났어요”
영원한 프리마돈나 게오르규
푸치니 3대 걸작 오페라 ‘토스카’
5일부터 서울시오페라단 공연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오페라단의 푸치니 ‘토스카’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자코모) 푸치니는 제 목소리에 가장 잘 맞는 작곡가예요. 제 목소리는 푸치니를 노래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가 등장하자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금세 해변가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연노랑 원피스에 헤어 밴드, 거기에 선글라스까지 끼고 등장한 게오르규는 천생 프리마돈나였다. 오랜만에 찾은 한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고, 연신 손키스를 던지며 친근하게 다가섰다.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로 시대를 풍미한 그는 “선글라스를 벗어달라”는 요청에 “시차 때문에 좀 피곤하지만 화장은 했다”며 여전히 매혹적인 눈빛을 보여줬다.

1992년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미미로 데뷔해 ‘토스카’의 토스카, ‘라 돈니네’의 마그다, ‘나비부인’의 초초, ‘투란도트’의 류에 이르기까지 푸치니의 모든 작품을 섭렵한 그가 마침내 한국에서 토스카를 보여준다. 게오르규가 푸치니 전막 오페라 무대로 한국 관객과 만나는 것은 무려 12년 만이다. 2012년 당시 정명훈이 지휘하는 야외 오페라 ‘라 보엠’으로 함께했다.

게오르규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푸치니 작품의 주요 배역을 맡아 그의 모든 아리아를 불렀다”며 “푸치니가 작곡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무척 독특하다. 난 그런 모든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오페라 거장 푸치니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서울시오페라단이 제작한 대작 오페라 ‘토스카(이달 5~8일)’에는 게오르규를 비롯해 임세경이 더블 캐스팅됐고, 연인 카바라도시 역에는 테너 김재형과 김영우, 토스카와 카바로도시를 파멸로 이끄는 스카르피아 역에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바리톤 양준모가 열연한다. 연출은 표현진, 지휘는 지중배가 맡았다.

‘토스카=게오르규’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만큼 세계 오페라사에서 게오르규가 부르는 토스카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2022년 2월에도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토스카를 선보였다.

그는 “푸치니는 내 마음 속에 언제나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는 여성의 특성과 성격을 잘 이해하는 작곡가이자 오페라 작곡가 가운데 여성을 모든 측면에서 가장 훌륭하게 묘사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푸치니 오페라의 3대 걸작(토스카·나비부인·라 보엠) 중 하나로 꼽히는 ‘토스카’는 1900년 로마 콘스탄치극장에서 초연했다. 오페라는 19세기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점령된 북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전쟁의 참화 속에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1900년대 1차 대전과 2차 대전으로 재설정됐다.

게오르규는 “토스카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꼭 해야 한다면 열정”이라며 “토스카 역할은 모든 소프라노의 꿈”이라고 했다.

오페라에서 ‘프리마돈나’로 설정된 토스카는 정치범으로 수감된 연인 카바라도시를 구하려 스카르피아를 살해한다. 하지만 끝내 연인을 구하지 못하고 스스로 투신하는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게오르규는 “푸치니는 최후의 24시간 안에 세 인물을 집약해 묘사했다”며 “무척 공포스럽고 거친 이야기지만 (이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은 건 아름다운 노래 때문”이라고 했다.

‘토스카’에서는 소프라노가 소화하는 2막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와 테너가 부르는 3막의 ‘별은 빛나건만’ 등이 명작으로 꼽힌다. 게오르규는 “‘토스카’가 특별한 이유는 토스카 자체가 오페라 가수이기 때문”이라며 “‘토스카’를 만날 땐 제 자신 같고, 저 자신을 연기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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