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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자금·위험분산’...달러 보유해야 하는 이유

환율 1300원대가 자연스러운 시대다. 달러와 관련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주로 받는 질문이 있다.

환율이 높은데도 달러를 꼭 보유해야 하는지, 달러를 보유하는 게 오히려 불확실성에 노출되는 건 아닌지 하는 두 가지다. 지금부터 달러에 대한 가장 흔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는 우리나라는 원화라는 결제수단이 있는데 굳이 달러를 보유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다.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얘기다. 우리나라는 경제활동의 필수요소인 에너지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곡물자급률도 20%를 하회해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입품에 대한 결제가 원화가 아닌 달러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즉, 우리가 원하는 물건을 국내에서 자유롭게 원화로 결제하고 소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달러를 벌어오는 경제구조가 계속해서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다소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나 만약 달러를 벌어오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에너지도 식량도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으며, 바로 우리가 1997년 겪었던 IMF외환위기인 것이다.

따라서 결제 통화의 측면에서 생각해보더라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국한해 사용 가능한 원화 외에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달러를 예비자금으로 일부 보유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결정일 것이다.

둘째, 달러보유시 환율의 변동성에 노출된다는 걱정이다. 물론 이부분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얘기로 지나치게 많은 자산을 달러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투자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환율의 변동성에도 원화 외에 기축통화인 달러를 일부 보유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을 분산시키는 방법이다. 달러자산의 보유가 내 자산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 수많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를 우리는 이미 수차례 목격한 바 있으며, 달러를 보유할 때 엄청난 투자의 기회를 얻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현시대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미국에 있다는 점은 달러가치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또다른 요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환율이 오를지 내릴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런 투자는 지나친 변동성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므로 추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달러는 보유할 가치가 있는 자산군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인 환율의 움직임에 얽매이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를 접근하기를 권한다.

특히 일정 이상의 수입이 있고, 어느 정도 자산이 형성돼 있으며 자산관리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달러자산 보유를 고려해 볼만하다. 요즘 다양하게 출시되는 달러보험도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재현 메트라이프생명 노블리치센터 투자전문위원(CFA, CFP)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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