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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대차·GM 동맹, 미래차 선도 위해 기대되는 결단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동맹을 맺고 신차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함께 벌이기로 했다. 세계 3위(현대차)와 5위 업체(GM)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경쟁사인 두 회사가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판매량 1위인 일본 도요타를 넘어서게 된다.

현대차가 다른 회사와 협력을 한 경우는 여럿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와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 협력분야는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공급망 공동 관리 ▷친환경에너지 기술 공동 개발 등이다. 일부 차량도 함께 개발 생산할 예정으로, 이렇게 함께 만든 차는 각각 현대차와 GM 로고를 달아 판매된다. 배터리 소재, 철강재 등 주요 부품 공급망을 공유하고, 함께 구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두 회사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상대방 차량을 대신 생산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현대차가 캐나다에 새 공장을 짓지 않고 GM 캐나다 공장에서 현지에 판매할 싼타페를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두 회사의 협력은 각자의 강점이 달라 시너지 효과가 막대하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에 강점이 있고, 중소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력인 반면 GM은 상용차와 대형 차량·SUV·픽업트럭 등에 강하다. 하이브리드카는 없다. 생산시설 공유 효과도 크다. GM은 전 세계에 35개 공장을 거느리고 있고 현대차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체코, 인도, 브라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새로 지을 필요가 없어 생산비를 낮추고 기존 시설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미국 시장에서 GM을 우군으로 확보한다는 이점도 있다.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 가열과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안전성 등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차가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면서 전통 완성차 회사들이 코너로 몰리고 있다. 세계 2위인 폭스바겐이 최근 독일 공장 2곳 폐쇄 방침을 밝힌 게 대표적이다. 이번 협력으로 ‘규모의 경제’가 구축되면 우선 중국차에 맞설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된다. 공급망 안전성 확보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동맹 체결이 단순한 기업간 협력 이상이라는 의미다.

자동차 업계의 경쟁구도가 복잡해지는 만큼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기술이 이번 협력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기술 유출이나 지적 재산권 문제가 쟁점이 될 수 도 있다. 현대차와 GM이 큰 그림을 그리고 시너지를 넓힐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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