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대 CCTV 실시간 모니터링
실종자 특징 토대로 화면 분석
치매노인 등 실종자 찾기 성과
서울시 강남구 역삼지구대 강남 도시관제센터 내부 모습 [김도윤 기자] |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치매 노인의 경우 대로변을 일방향으로 걷는 걸음걸이 상의 특이점이 있습니다. 30m, 50m 거리를 몇 초에 주파했는지 파악해 그 시간을 기준으로 현재 어느 지점에 있을지 예측합니다.”
치매극복의 날(21일)을 앞두고 19일 방문한 서울시 강남구 강남 도시관제센터. 요원들이 끊임없이 마우스를 클릭하며 카메라 각도를 조정하고 화면을 분석하고 있었다.
치매노인을 비롯해 실종자 가족이나 보호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 관제센터도 ‘매의 눈’을 가동한다. 관제센터 근무자들은 강남구에 퍼져 있는 7700여대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뚫어져라 확인하며 실종자를 찾는다. 인상착의, 실종된 장소, 그리고 실종 시각을 바탕으로 실시간 모니터링과 지능형 CCTV 분석을 종합해 사라진 사람을 찾는 작업에 들어간다.
지난 13일 오후 2시께, 대치4동에서 치매노인이 실종됐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센터의 관제요원들은 치매 노인의 인상착의를 기반으로 집중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오후 2시 13분, 대치동 일대에서 인상착의와 비슷한 할머니가 발견됐고 센터는 이를 즉시 경찰팀에 보고했다. 실종자 사진과 대조한 뒤 신고된 실종노인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3분 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할머니를 안전하게 가족에게 인계했다.
실종자의 위치 정보를 토대로 실종자 위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화면 [김도윤 기자] |
지난 10일에도 삼성2동에서 치매 할머니가 집을 나갔다는 112 신고를 공유받은 관제센터는 즉각 인근 CCTV 카메라의 녹화 영상을 분석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센터는 실시간 모니터링 중 선릉역 7번 방향 버스정류장에서 선정릉역 방향으로 걸어오는 할머니 모습을 발견하고, 현장 경찰관에게 위치를 전파했다.
라황희 강남구 도시관제요원은 “실종자 수색의 경우, 실종 당시 인상착의 파악이 중요하다”며 “지능형 CCTV 개발을 통해 더 신속하고 확실하게 관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문일선 강남경찰서 경감은 “(실종자) 수사의 시작과 끝은 CCTV에 있다”며 “관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고 수천 대의 카메라를 통해 도시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20일에는 서초구 스마트허브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선 최근 도입한 지능형 CCTV 관제시스템인 ‘인공지능(AI) 고속검색시스템’을 활용해 치매노인 실종자를 찾아 냈다. 서초구 전역에 설치된 CCTV는 5395대. 이곳 센터에서 근무하는 관제직원은 총 20명으로 4조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5000대가 넘는 카메라를 20명의 관제원들이 모두 확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센터는 알고리즘 영상 분석과 인공지능 학습 등을 통한 지능형 CCTV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람이 눈으로 하나씩 확인하지 않아도 입력된 정보값을 토대로 실종자가 등장한 화면을 찾아내는 장비다.
지난 7월 28일 오전 8시 32분께, 치매 노인이 집을 나갔다는 신고가 수서경찰서로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스마트허브센터에 협조 요청을 했고 센터는 1분 뒤인 8시 33분부터 실종된 노인의 휴대폰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주변 CCTV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약 10분이 지나자 AI 고속검색시스템이 양재동 염곡사거리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할머니를 포착했다. 센터에서 경찰에 위치를 전달했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노인의 안전을 확보하고 파출소에서 보호하고 있다가 가족에게 인계했다.
서초구 센터 관계자는 “실종 노인의 경우 이동하면서도 자리에서 오래 배회하거나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특이점이 있다”며 “보호자께서는 실종자가 발생하면 확인 즉시 112에 신고하고, 평소 옷가지를 원색 계열로 준비해 주시면 실종자 수색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kimdoy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