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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부 집어삼킨 200년만 최악의 폭우…전국서 1500여명 대피
21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 200㎜가 넘는 비가 내린 가운데 수양동 한 도로에서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역대급 최악의 폭우로 경상북도 등 7개 시도에서 1500여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19~21일 남해안과 서해안에는 시간당 100㎜ 내외, 남부지방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5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경상권해안과 제주도산지에는 최대 500㎜ 이상, 남부지방과 제주도, 충청권, 강원영동에는 200~300㎜ 내외의 매우 많은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비로 경남 창원은 일강수량와 1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 모두 기록을 새로 세웠다. 21일 하루 동안 397.7㎜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2009년 7월 268.0㎜의 기존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양이다. 또 1시간 동안 104.9㎜의 비가 내려 2009년 7월(102.0㎜) 기준을 깼다. 이는 200년 만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다.

9월 일강수량 최고치 기록도 바뀌었다. 충남 서산에 20일 하루동안 221.8㎜의 비가 내려 1999년 9월 기록(180.3㎜)을 28년 만에 깼다. 전남 순천에도 같은 날 200.8㎜의 비가 내려 기존 2014년 9월 기록(179.5㎜)을 경신했다. 21일 내린 비로는 부산(378.5㎜), 거제(348.2㎜) 등 경남권 지역의 9월 일강수량 기록이 새로 세워졌다.

20∼21일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땅꺼짐· 산사태·낙석·정전사고가 발생했고 일부 주민들은 긴급히 집을 떠나 대피했다. 이틀간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경남 창원 도심은 물바다로 변하며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200㎜ 넘게 내린 부산에서는 깊이 8m가량의 대형 땅꺼짐으로, 차량 2대가 빠지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열대저기압으로 변한 태풍 풀라산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는 강풍까지 불면서 가로수가 뿌리째 뽑혔고 농경지 등이 물에 잠겼으며, 산사태와 낙석·정전도 잇따랐다. 철도와 여객선 운항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강원에서는 등산객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역대급 폭우로 전국적으로 피해도 속출했다. 21일 오후 11시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호우 대처 상황보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피한 인원은 부산·충북·충남·경북·경남·전남·전북 등 7개 시도, 46개 시군구에서 1014세대, 1501명이다.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에서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 침수 107건, 토사 유출 21건, 옹벽 붕괴 1건, 기타 33건 등의 피해가 있었다. 부산 사상구에서는 싱크홀이 생기는 등 도로 파손이 있어 현재 원인 파악 및 복구 작업 중이다. 사유시설은 주택 침수 170건, 상가 침수 26건, 공장 침수 3건, 병원 침수 1건, 전통시장 1건, 차량 침수 2건, 기타 28건 등의 피해를 입었다.

또 논과 밭 등 농경지 4116ha가 침수됐다. 소방에서는 44명을 구조했고, 배수 지원 408건 및 안전조치 3420건의 활동을 펼쳤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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