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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족 문화유산 돌솥비빔밥' 中 체인점 1000개 넘어 "선 넘었다"
서경덕 교수 제보 받아, "외국인들 오해할까 매우 우려"
한복을 입은 여성이 돌솥비빔밥을 들고 있는 광고판. [서경덕 교수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국의 전통 음식 중 하나인 돌솥비빔밥 조리기술이 이미 3년 전 중국의 성(省)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현지에 돌솥비빔밥 프랜차이즈까지 등장해 매장이 100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3일 중국 지린성이 돌솥비빔밥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뒤 많은 제보를 받았다면서 "돌솥비빔밥을 대표 메뉴로 장사하고 있는 중국 프랜차이즈 '미춘'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미춘'은 이미 중국 전역에서 매장 수가 1000개를 돌파했고, 매장 안에는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이라고 적힌 큼지막한 안내판을 내걸어 홍보 중이다.

매장 안에는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서경덕 교수 제공]

이 업체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돌솥비빔밥을 들고 있는 광고판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

서 교수는 "한복이 중국의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뒷받침 하는 듯 했다"며 "예전부터 김치, 삼계탕 등 한국의 전통 음식을 중국의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쳐 왔는데, 돌솥비빔밥까지 체인점을 만들어 홍보하는 건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에 관광온 외국인들이 자칫 돌솥비빔밥을 중국 음식으로 오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서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의 전통 음식을 전 세계에 올바르게 알리기 위한 다국어 영상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지린성 정부는 지난 2021년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조리 기술)'라는 항목으로 지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시켰다.

돌솥비빔밥을 성급 문화유산으로 추천한 곳은 지린성 내 연변조선족자치주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성급 무형문화유산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승격을 중앙정부에 신청할 수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재가 되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 중국은 2008년 우리의 '농악무'를 '조선족 농악무'로 바꿔 국가급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바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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