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물 있어야”→“만난다” 기류변화
인적쇄신 요구엔 말아껴…일각 불편함도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가 10·16 재·보궐 선거 후 빠른 시일내 성사될 전망이다. ‘명태균 논란’ 등 연일 이슈가 터지는 가운데 한 대표 측은 ‘김건희 여사 사 리스크’를 정면으로 꺼내며 윤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대신 시간을 두고 침착하게 현안을 대응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한 대표와 독대는 하기로 했으니 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말씀하시는 것에 따라 의제도 달라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재·보궐 선거 후 일정 조율을 거쳐 내주 초 빠른 시일내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독대 시점이나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해당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는게 이상한 건 아니지 않냐”며 “오찬, 만찬, 차담 등 세가지 선택지를 두고서 여러가지를 검토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주 윤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을 가기전만 하더라도 “결과물이 있어야한다”며 “빨리 만나는게 정답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었다. 한 대표의 독대 요구를 놓고 이 과정이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불쾌감을 분출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하지만 김대남·명태균 논란 등이 제기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입장을 바꾸고, 이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출범 후 다시 내려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11일(공휴일인 9일 제외) 나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5.8%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보다 2.1%포인트(p) 내린 수치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2주 전 조사(9월 23∼27일)과 같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3.2%p 오른 71.3%였다.
다만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에도 한 대표가 목소리를 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건 부담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김 여사에 대해 “공개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의 기소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뒤이어 지난 12일에는 대통령실에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인사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만큼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한 불편함도 감지된다.
다만, 한 대표의 발언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할 경우, 불필요한 당정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각종 야권의 특검 공세, 김대남·명태균 논란 등 현안에 대해서도 차분히 해결해가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실답게,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현안을 돌파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모습을 국민들이 보고싶어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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