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37만대 필요한 리튬 20년간 공급 가능
지난 2020년 5월 미국 네바다주의 리튬 광산 부지 인근 모습.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국 의존을 줄이기 위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리튬 광산 개발을 허가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무부는 호주의 리튬 채굴업체 아이어니어가 미국 네바다주에서 추진하는 리튬 채굴사업에 대해 연방 허가를 발급했다. 아이어니어는 2025년 광산 건설을 시작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어니어는 광산에서 연간 전기차 37만대에 필요한 리튬을 20년 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리튬은 포드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에 공급될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해 아이어니어에 최대 7억달러(약 9600억원)의 자금 대출을 승인했다.
자연보호 활동가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로 광산 개발에 반대했지만, 관계 당국은 광산이 야생화의 생존을 위협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미국의 유일한 리튬 광산은 리튬아메리카가 네바다에 건설하고 있는 광산으로 전임 트럼프 행정부 말기에 허가 받았다.
이번 허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등 핵심광물을 중국에 의존하는 대신 자립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중국은 리튬 매장량 기준으로 약 11%인 10위권에 그치지만 배터리 가격을 좌우하는 정제 리튬 시장에선 6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로라 대니얼-데이비스 내무부 장관 대행은 이번 사업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진전시키고 미래의 경제에 동력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니어의 전무이사 버나드 로우도 “전 세계 리튬 정제 능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리튬 채굴 사업 허가와 세금 감면을 확대한 것이 미국 전기차 사업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에버코어ISI의 제임스 웨스트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광산에서 리튬을 채굴해 공급하는 것은 미국의 공급망 보안을 강화하고 미국 전기차 산업이 중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네바다주의 광산 외에도 미국 내에서 리튬 광산이 추가적으로 발견되고 있어 향후 리튬 경쟁에서 미국이 중국을 추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지질조사국(USGS) 연구진과 아칸소주는 주내 스맥오버 지층의 지하 염수 저수지에서 대량의 리튬을 발견했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저수지의 리튬 함량을 500만~1900만톤 상당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미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리튬 수요를 충족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