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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트럼프 2기’ 대응할 최고 외교안보통상 협상팀부터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7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45대(2016~2020년)에 이어 한 차례 건너 뛰고 두번째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트럼프는 6일 연설에서 “미국민을 위한 장대한 승리로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모든 것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선거 구호로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Make America Great Again)와 조 바이든 정부 정책의 수정·폐기(Trump Will Fix It·트럼프가 바로잡는다) 기조를 승리 선언에서도 재확인했다. 정부는 외교안보와 통상 전략의 새 틀을 짜고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상대했던 전 정부의 인사도 활용해 최고의 협상팀을 만들어야 한다. 국익에는 진영도 이념도 있을 수 없다.

트럼프 2기에서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관세 정책 변화와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및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의 존폐다. 트럼프는 외국산 수입품 전반에 10∼20%,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관세 부과를 공언해왔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인 IRA와 칩스법의 폐지 가능성도 수차례 언급했다.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전제로 반도체 보조금(칩스법)이나 전기차 보조금(IRA)을 약속한 정책이 폐기·축소 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미국 투자·생산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안보 분야에선 방위비 분담금과 북한 비핵화 문제가 당장 큰 걱정이다. 트럼프는 실제 2만8500명정도인 주한미군 규모를 4만명으로 부풀리고 한국을 ‘현금인출기’(머니 머신)라고까지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을 몇 배로 높이겠다는 엄포를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1기 재임 당시에도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하며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그는 1기 때 회담까지 가졌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도 여러 차례 과시했는데, 2기에서 ‘핵보유국’ 지위와 제재완화를 원하는 북한과 직접 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선 변경과 한국의 ‘외교 패싱’은 우리에겐 직접적 생존 위협이다.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지만, 대비는 과잉될수록 좋다. 한국은 지난해 최대 대미투자국이자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기여 1위국이다. 또 한국은 막대한 외교·군사·경제적 기여로 한반도 뿐 아니라 미국과 국제사회 안보에 큰 역할을 해왔다. 선의가 아닌 ‘이해’(利害)로써, 뼛속까지 비즈니스맨인 트럼프를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트럼프를 잘 아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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