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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인수위, 군 살생부 작성 중”…美국방부 반발
밀리 포함 ‘깨어있는 장군들’ 숙청 예고
美국방부 “시스템에 부담”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폭스뉴스 진행자 피터 헤그세스(국방장관 지명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가 국방부에서 해고할 군 장교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폭스뉴스 진행자 피터 헤그세스(44·예비군 소령)를 미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소식으로, 미 국방부는 “시스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해고될 군 장교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으며 명단에는 합동참모본부(합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 국방부에서 전례 없는 인적 쇄신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라인의 장교들이 우선 숙청 대상이다. 한 소식통은 “밀리가 승진시키고 임명한 모든 사람이 사라질 수 있다”며 “밀리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정리한 명단이 있다”고 전했다. 밀리는 지난달 출간된 밥 우드워드의 책 ‘전쟁’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본질적으로 파시스트”라며 “이 나라에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도 교체 대상이라며 “합참 참모들과 모든 차장들도 즉시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초기 계획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기간 동안 평소 진보 성향을 드러냈던 ‘깨어있는 장군들(Woke Generals)’과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당시 책임자들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혀 왔다.

‘워크(Woke)’는 통상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을 중시하는 생활 양식을 뜻한다. 정치적 올바름은 다양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추구해 일상에서 성소수자 등 소수 계층이나 약자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고 배려하는 움직임을 말한다. 워크는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판적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난 진짜 싸울 줄 아는 장군들을 알고 있다. ‘깨어있는 장군’이란 군대에 있을 수 없다”며 “군의 목적은 깨어있는 것이 아니라 승리에 있다. 깨어있는 장군들을 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그세스도 지난 7일 팟캐스트 ‘숀 라이언 쇼’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먼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을 해고해야 한다”며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프로그램이나 워크에 관여한 장군은 모두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해그세스가 ‘군 지도부 물갈이’를 예고한 데 대해 미 국방부는 반발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러한 방침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 “어떤 직책에 사람이 충분하지 않거나 업무를 분담할 사람이 적은 경우 당연히 시스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일부 전·현직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전쟁이 치열해지는 등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러한 군 인사 개편은 불필요하고 파괴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한 소식통은 “미국 군 고위 간부들을 대량 해고하고 교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계획은 트럼프 측근들의 허세와 엄포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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